'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9가지 지혜' 펴내 … 기업연수 프로그램도 운영

서울대 경제과 교수로 있다가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제특보를 맡았던 박재윤(74) 전 재무부 장관이 한 권의 책을 들고 돌아왔다. '혁신지식-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9가지 지혜'(한국경제신문·1만5000원)가 그것이다.

박재윤 전 재무부장관

그는 1993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1994년 재무부 장관, 1995년 통상산업부장관을 지내고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부산대 총장,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아주대 총장을 역임하고, 2006년 미국 일리노이공대, 2009년부터 유타대 교수를 지냈다.

박 전 장관은 "이 책은 인류사회가 산업사회로부터 지식사회로 이행해가고 있음을 설명하고, 새로운 지식사회가 이전의 산업사회와 어떻게 다른가를 밝히며, 새로운 지식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 9가지 지혜에 대해 그 필요성과 실행방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32년간의 대학교수와 고위 정책인, 대학경영인으로서의 온축(蘊蓄, 오랫동안 쌓은 학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산업사회에서는 숙련 노동력과 자본, 그리고 기술이 경쟁력의 원천이었다면, 지식사회에서는 정보력에 바탕을 둔 지식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고, 나아가 지식을 넘어서 새로운 것을 가져오는 능력인 혁신지식으로 진일보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혁신지식은 결국 정보력과 창의력, 그리고 협력에 의해 만들어 진다"며 "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9가지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가 제시한 9가지 지혜는 △비전을 세우라 △바이링구얼이 되어라 △컴퓨터를 사랑하라 △시계열로 보라 △횡단면을 보라 △역발상을 도모하라 △시너지를 구축하라 △코칭파트너가 되라 △승승(윈윈)사고를 가져라 등이다.

그는 "젊은 일꾼이나 조직의 씨이오, 성장하는 자녀들이 창의력과 협력의 지혜를 기르도록 도와주기 위해 책을 썼다"며 "9가지 지혜를 모두 갖추면 지식사회에서 성공이 충분히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책이 이전의 자기계발서와 다른 점은 동기부여뿐만 아니라, 구체적 실행방안과 행동요령을 모두 담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개인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도 이같은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중진화에 성공한 이유는 국민들의 교육열에 기반한 습득력과 근면성을 바탕으로 수출을 이뤄냈기 때문"이라며 "이제 이것이 시민의 정보력을 포함한 창의력과 협력심으로 승화돼야 선진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책을 내는데 머무르지 않고 50대 초반 제자교수 9명과 기업체 등의 젊은 일꾼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 전장관이 첫 강의를 직접 하고, 9개 지혜를 9명의 교수들이 한 분야씩 맡아 총 10회의 강의를 하는 방식이다.

창의력과 협력심을 기르기 위해서는 교육이 바뀌어야 하지만 이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 직접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막 책이 출간됐지만 그동안 금융기관 한 곳과 기업체 두곳에서 연수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같은 기업 직원 25명 가량이 모여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정하면 강사들이 직접 방문해 강연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한 금융기관의 경우는 저녁 일과후 7시부터 10시반까지 매일 3시간반 동안 10회에 걸쳐했고, 한 기업은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8시간 동안 5회를 진행했다. 대상은 신입사원에서부터 신참 차장까지 젊은 일꾼들이다. 강의만 하는 게 아니고 절반은 강의를 하고 절반은 실습을 하는 방식이다.

박 전장관은 "강의후 학생들이 실습한 내용의 발표를 들어보고 굉장히 놀랐다"며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말을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장 인기가 있는 강의는 미술이다. '역발상을 도모하라'는 주제로 홍익대 미대 여성교수가 진행하는 강의이다. 예술가 한명을 골라 그의 인생과 작품을 설명하고 그 속에서 역발상의 사례를 찾아내는 것이다.

박 전장관은 "스포츠도 마찬가지"라며 "어떤 팀이나 개인이 승리한 배경을 찾아보면 반드시 역발상이 숨어있다"고 말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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