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김 전 대통령 8주기서 강조

"민주정부 자부심, 책임감으로 해결"

"남북이 다시 만나고 희망이 열릴 것"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김대중의 삶은 개인적으로는 본받고 싶은 정의로운 삶의 길이고, 국가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뒤따라야 할 길"이라며 "통일을 향한 담대한 비전과 실사구시 정신, 한반도 문제해결의 주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원칙을 흔들림없이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평화를 지키는 안보를 넘어 평화를 만드는 안보로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 번영을 이뤄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전 대통령 묘소에 도착해 분향한 뒤 현충관으로 옮겨 이희오 여사와 환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과 지난해 4월 하의도를 찾은 기억으로 김 전 대통령을 추도했다. 문 대통령은 "작은 섬 하의도에서 시작한 김대중의 삶은 목포에서 서울로, 평양으로, 세계로 이어졌다"면서 "뒤따라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삶에는 고난과 역경을 함께 이겨낸 이희호 여사가 있었다"면서 '국민과 역사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지켜낸 동지'로 칭하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외환위기 극복, 한반도 평화체제 기틀 마련 등 김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 이뤄진 일들을 평가했다. 김 전 대통령이 취임한 외환위기 당시의 상황을 거론하며 "취임 연설 중 국민의 고통을 말씀하시면서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하던 모습이 또렷하다"면서 "대통령님을 믿고 단합해 국가적 위기를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또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6.15 공동선언으로 남북 화해협력의 빛나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굳건한 안보정책이 평화의 뒷받침이 됐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두 번에 걸친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면서 "안보는 안보대로 철통같이 강화하고, 평화는 평화대로 확고하게 다지는 지혜와 결단력을 발휘했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가 끝날 때까지 남북 간에 단 한건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평화가 지켜졌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세운 민주정부의 전통으로 외교안보 정책을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국민통합과 적폐청산,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의 과제도 민주정부의 자부심, 책임감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무리 먹구름이 몰려오더라도 한반도 역사에 새겨진 김대중의 길을 따라 남북이 다시 만나고 희망이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며 '인생을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날 김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는 정치권 인사들이 총 출동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문 대통령의 추도사가 차례로 이어졌고, 추모시 낭송과 공연이 이뤄졌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도 모두 참석했다.

국민의당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국민의당은 "그 어느 때보다 극단적인 대치상황에서 있는 위기의 한반도를 보면서 국가의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되새기게 된다"면서 "김 전 대통령의 유훈이었던 민주주의 발전과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는 18일 오후 1시 30분부터 김 전 대통령 8주기를 기념한 학술대회가 열린다.

'한국 민주주의와 평화 - 김대중과 5.18, 촛불혁명과 문재인정부'를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한반도 평화와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정책 등을 놓고 토론을 벌인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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