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주조합이 61.59%

코스피 상장사 최초 사례

국내 유가증권(코스피) 상장사 최초로 종업원 지주회사가 탄생했다. 한국종합기술 우리사주조합은 지난달 29일 한진중공업 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 주식 674만4605주(61.59%)를 인수하기로 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주식인수 금액은 600억6080원에 달한다. 우리사주조합은 이날 계약금 60억원을 지급했고 나머지 금액은 주식처분 예정일인 12월 27일에 낼 계획이다.

한진중공업 홀딩스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인 한국종합기술의 지분을 전액 매각하기로 하자 우리사주조합이 직원 일자리를 지키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직접 인수에 나선 것이다.

건설업 불황이 이어지면서 건설업 및 관련 업체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타 회사에 인수합병되는 사례가 빈발한 데 대한 대응책으로 해석된다. 정치권 학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원주주제가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발전하는데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종합기술 임직원들은 "동종 업체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우리 스스로 회사의 주인이 되자는 결심을 하고 900여명이 5000만원씩 대출을 받아 자사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주관사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리사주조합에 참여한 전 임직원의 단합된 힘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경영위기에 처한 회사를 종업원들이 인수한 사례는 해외 선진국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영국의 종업원지주제는 회사 위기상황에서 노동자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주식 및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1920년대 초반 독점적인 자본의 폐해가 커지자 이를 견제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주요하게 작용하면서 우리사주제도가 도입됐다.

최근에는 종업원지주제도가 단순한 위기타개책이 아닌 새로운 경영모델이나 지배구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원주주를 통해 주주 경영자 노동자가 공동운명체로 일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범철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신이 일하는 회사의 주식을 소유한 노동자들은 자발적인 참여와 노사관계 개선에 힘써 기업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며 "종업원지주제도는 결코 좌파 정책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종업원 주주는 노동운동을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주인으로서 일하는 모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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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한남진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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