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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갈등해소, 방법은 협치에 있다

2018-01-02 11: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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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대전에는 '월평공원'으로 불리는 약 400만㎡ 면적의 도시공원이 있다. 월평공원은 800여종 이상의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도심에 있는 주요한 녹지공간이자 생태공간이다. 백제시대에 축조된 월평산성이 있고, 2009년에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된 갑천과 접해 있다. 또한 월평공원은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한국환경기자클럽이 공동주최하는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에서 두번이나 수상한 전국적으로 인정받은 생명의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은 골프장, 도시고속도로, 대규모아파트단지 등 개발세력들의 개발압력을 수시로 받고 있다.

이런 월평공원이 '도시공원 일몰제'로 인해 개발의 압력을 받고 있다. 도시공원으로 지정됐지만, 집행되지 않은 도시공원은 2020년 7월 1일부로 해제된다. 그래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2에 의하면 민간사업자가 도시공원의 30%를 개발하고, 나머지는 사업자가 매입하여 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게 했다. 문제는 도시공원으로 지정한 정부와 그 관리업무를 하고 있는 자치단체가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에서 두번이나 수상

대전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올 초에 월평공원의 갈마지구에 3000세대에 육박하는 대규모 아파트 건설계획이 민간특례사업으로 접수됐다. 이미 갑천을 친수구역개발을 하겠다며 5500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건설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중이다. 대전시의 하천과 공원정책에 월평공원의 가치를 보전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이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책위원회는 월평공원 개발행위로 인한 생태적, 문화적 훼손뿐만 아니라 개발부지에 접한 월평정수장의 오염문제, 교통혼잡문제 등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끊임없이 지적했다. 그리고 갈마동 주민들에게 주거환경 생존환경을 훼손하는 이 사업을 반대하는 일에 함께 해 줄 것을 호소하고 조직했다. 민간공원특례사업을 막기 위해 발 빠르게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응하면서 여론을 주도했다.

사업 강행의 입장을 고수하며 대화하지 않는 대전시를 향해 대책위원회는 1인시위를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는 두 차례나 결정이 유보된 도시공원위원회를 강행하여 통과시켰다. 이 시점에 대책위원회는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낙마한 시장, 일방적 주장만 되풀이하는 환경녹지국과 다르게 대전시장 권한대행과 정무부시장이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 중재에 나섰다.

1인시위 138일째, 천막농성 66일째인 지난 12월 21일 대책위원회는 이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대전시와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으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의 입장차이가 컸던 간격을 메우는 대화가 쉽지 않겠지만 시작했다. 전국적으로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으로 인한 갈등을 풀기 위해 대화를 시작한 첫 사례가 될 것이다. 공동의 합의 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것을 제외하고 아직까지 합의한 내용은 없다. 그러나 협치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는 의미가 있다

국토부와 환경부는 아직 만족할 만한 대안 내놓지 못해

도시공원 일몰제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부와 환경부는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화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갈등하던 대전시와 대책위원회가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만나서 대화를 시작했다.

정부는 대전시와 대책위원회의 대화가 민간특례사업의 갈등해소를 위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어렵게 시작한 대전시와 대책위원회의 대화를 응원하고 성공적인 협치를 기대한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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