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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방정치 활성화되는 지방선거를 바라며

2018-01-04 11: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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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호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연말연시를 기해 각종 언론매체에서 올해 6월에 있을 지방선거와 관련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안정이냐 흐트러진 보수의 회복이냐를 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독자의 눈길을 끄는 것은 선거에 대한 전망이다. 그러나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예측이란 지지도 45%를 웃도는 더불어민주당이 TK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이기게 된다는 그리 가치있어 보이지 않는 정보를 주는데 머무른다. 그렇기 때문에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의 이번 조사는 현재 조사 시점에서 읽을 수 있는 민심을 알아보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지방선거를 전망함에 있어 이번 조사는 두 가지 지점에서 우리에게 통찰을 준다. 하나는 현재 조사에서 나타나는 정당지지도가 지방선거의 투표선택에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와는 달리 지방선거에서는 정당선택의 경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지지해 온 정당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후보를 공천하면 다른 정당의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는 태도가 그래도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의향보다 훨씬 많이 나타났다. 지난 총선이나 대선에서 같은 정당의 후보에 일관된 투표를 한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러한 발견은 지방선거에 관한 그간의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지방선거에서는 중앙정치의 정당 영향이 약하고 현직효과와 후보요인의 영향력이 높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방선거의 일반적인 특징을 새삼 강조하게 되는 것은 최근 여러 언론매체에서 다루고 있는 지방선거에 대한 전망이 지방선거의 이러한 특징을 간과하고 있는 듯해서다.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지점은 다수의 유권자들이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를 정권심판에 두지 않고 지역일꾼의 선택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부 임기 초기에 치루어지는 지방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이 유권자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듯이, 보수층, 새누리당 지지층, 대통령 직무 부정평가층까지도 지역일꾼론이 정권심판론보다 훨씬 높게 인식되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정권심판론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유권자들 사이에 지방선거에서 중앙정치의 이슈가 지배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권심판론뿐만 아니라 여권에서 제기하려는 '과거정권심판'의 기조 또한 투표선택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으로도 이어진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를 돌이켜 보면, 세월호 참사라는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심판론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임기 초반에 선거가 치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휘둘려지는 중앙정치의 정쟁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부감도 적지 않았던 것이다.

중앙정치가 지방선거를 관통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지방선거에서 정치를 거세하여 지방자치를 탈정치화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지방정부는 쓰레기, 범죄예방, 공공질서, 교통 등 세부적인 생활상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지방정치는 '무정치의 정치(apolitical politics)'로 규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역사회도 쟁점화하고 의제화해야 할 크고 작은 문제들로 둘러싸여 있다. 생활속에서 정치가 활성화되면 지역의 제반 사안들도 행정적 처리의 대상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떠오른다.

지방정부의 재정권이 강화되면 분배를 둘러싸고 지역정치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민주주의 선진국은 '중앙정치의 지방정치화'에서 '지방정치의 중앙정치화(nationalization of local politics)'의 시대에 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지방자치를 실시한지 20년을 훌쩍 넘겼다. 그동안 주민소환제, 주민참여예산제와 같은 각종 주민참여제도가 도입되었고, 마을공동체, 사회적 기업, 혁신센터 등 지역 거버넌스를 통한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었다. 특히 무상급식, 청년수당 등의 규모있는 복지사업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자치분권은 시대정신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시민단체의 지역활동가와 정당의 지역 정치인들이 지역주민과 함께 그동안 축적된 지방정치의 역량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선거가 되었으면 한다.

이지호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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