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나는 집에서 어린 두 딸과 월 20만 원짜리 단순조립 부업을 했다. 부업비 20만 원을 받으면 아이들 옷 사고 장난감 사는 데 다 썼다. 무리해서 집을 사는 바람에 대출이자를 내고 나면 둘째 아이 우유 살 돈도 없었다. 어느 날 한달치 부업비를 받아 아이 옷을 사러 갔는데 옷가겟집 어린 딸래미가 "엄마가 삼성화재에 다녀서 돈을 많이 벌어요"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걸 들었다. 고민한 끝에 RC가 되기로 결심하고 그 동안 알고 지내던 삼성화재 RC에게 전화를 걸었다.

2년차에는 250만원, 3년차에 350만원

지금은 다 아름다운 추억이지만 초기에는 어려운 일이 많았다. 공장 근무시간인데 들어왔다고 혼나기 일쑤였고 그럴 때마다 공장 담벼락 아래서 남몰래 눈물을 훔쳐야 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니 월 소득은 150만원이 되고, 2년차에는 250만원, 3년차에 350만원이 넘었다.

그렇게 번 돈으로 애들 아빠에게 차를 사주었다. 그때 남편이 기뻐하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남편의 환한 얼굴을 보니 이 일을 정말 잘 시작했구나 싶었다. 게다가 한겨울에 그토록 먹고 싶던 포도와 자몽을 사면서 얼마나 행복하던지…

2001년에는 드디어 나의 첫 차, 내 이름으로 등록된 경차를 한대 샀다. 아직 추운 2월의 아침 공기 속을, 차창을 내리고 의기양양하게 달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나를 부러워하는 것 같았고 세상이 온통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행복은 순간이라고 했던가? 2003년경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집안 형편은 말할 수 없이 힘들어졌다. 내 소득은 받는 즉시 대출 원리금으로 나가버렸다.

"성공하고 싶으면 나보다 나은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어라." 개척을 하면서 만난 고객 한 분이 CEO 모임에 가면 도움이 많이 될 거라며 같이 가자고 권했다. 그 CEO 과정에서 만난 모 은행 지점장님이 내 인생의 첫 번째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주었다.

그분은 금융이란 보험밖에 모르던 내 좁은 시야를 다방면으로 넓혀 주었다. 기업인을 만날 때는 보험 얘기를 꺼내기 전에 어떻게 성공했는지, 성공한 후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부터 먼저 들으라고 조언해주셨다. 또한 세금이나 절세 포인트를 파악하라든지 그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이나 유통과정 등은 공부해야 된다 등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덕분에 35명 동기의 90퍼센트가 지금은 내 고객이 되었다.

내 인생의 두 번째 터닝포인트 역시 CEO 과정에서 만난 한 고객에게서 시작됐다. 그 고객은 보험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고 내가 찾아가는 것조차 싫어하셨지만 그래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꾸준히 방문했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느 날 그분이 자동차보험 견적을 내오라고 했다. "보험료만 보실 거면 견적을 드릴 수 없습니다. 가격만 가지고 비교할 텐데 제 말이 들리시겠습니까?" 내가 견적 내기를 거절하자 그분이 물었다. "다른 데 하지 않고 당신에게 가입하면 장점이 뭡니까?" "인생에 사고가 자동차 사고뿐이겠습니까? 회사의 법인세 절감, 비과세, 가업승계 등 고객님께 일어나는 모든 경제적 사고에 대비하실 수 있도록 제가 컨설팅해드리겠습니다" 내 말에 마음의 문을 열었는지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운전자보험, 화재보험, 단체보험, 개인보험 나아가 가족들의 보험까지 전부 맡겨 주셨다. 그 사장님은 지금도 나의 든든한 VIP 고객이다.

"고능률 RC라면 충분히 성공하신 분들이 아닙니까? 성공한 사람답게 고객들은 물론, 동료 RC들에게 나아가 주변의 모든 분들께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세요"라는 조언을 해주신 지점장님도 계셨다. 이분 덕분에 나는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고자 5년째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년, 나는 공장 담벼락에서 눈물 훔치던 재투성이 아가씨에서 눈부신 신데렐라로 거듭났다. 힘든 날도, 좌절한 날도 있었지만 그렇게 모두와 함께 한 20년을 지나 함께 할 20년이 눈부시게 다가와 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