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로이터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 국채 안 사도 타격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중 무역전쟁 가능성을 예고했다. 또 중국이 보복조치로 미 국채 매입을 중단하거나 줄일 것이라는 데 대해 별 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중국에 막대한(very big) 벌금을 부과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자국에서 영업하는 미국 기업들에게 지적재산권을 이전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석한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혐의를 조사중이며 조만간 그에 대한 결론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1974년 제정된 미국의 무역법에 따르면 지적재산권 침해가 확인될 경우 상대국 수출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제재를 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재권 침해에 따른 피해는 막심하다"며 "당신이 상상해보지 못한 규모"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의 지재권 침해로 수천억달러의 물적 피해, 수백만명이 실직하는 인적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은 중국과 좋은 관계로 지내고 싶지만, 중국이 미국을 공정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달 30일 예정된 대통령 연두교서에서도 중국의 지재권 침해와 그에 대한 조치를 언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수출하는 철강과 알루미늄, 태양광패널에 대해 조치를 가할 경우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한다"면서도 "하지만 무역전쟁이 있다면, 있는 것"(if there is a trade war, there is)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 국채 매입을 중단하거나 줄인다는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 그와 관련해 논의한 바 없다"며 "중국이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미국 경제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중 무역전쟁이 임박했다고 분석했다. WSJ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벌어진다면 그 양상은 1980년대 미일 무역전쟁과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며 "미국은 아직까지 경제규모나 산업 능력, 글로벌 야망 측면에서 중국과 같은 거대한 국가와 무역전쟁을 치른 경험이 없다. 무역전쟁을 치를 당시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었던 반면 중국은 현재 미국의 라이벌 국가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소 중국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는 WSJ에 "이데올로기적 열광과 누가 더 많은 영향력이 있는지 겨루는 국면이 조성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니콜라스 러디는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면 중국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의 고통을 인내하는 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의 정치는 개방돼 있기 때문에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미국 기업들이 불만을 쏟아내면 이를 무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면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 무역 전문가인 데릭 시서스는 "미국의 장점은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역 의존도가 낮다는 점"이라며 "무역전쟁이 미국에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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