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온마을 돌봄체계'

열린육아방 450개도 신설

서울시가 1만명의 아이돌보미를 양성, 독박육아를 없애겠다고 나섰다. 동별로 열린육아방을 만들어 외로운 육아로 힘겨워하는 엄마들에게 소통과 공동육아의 공간도 제공한다. 청년들이 육아부담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청년의 사랑에 투자하는 서울' 정책을 20일 발표했다.

마을 이웃들이 함께 육아에 참여하는 온마을 돌봄체계를 동 단위로 구축, 개인 홀로 부담했던 육아부담을 덜어주자는 것이 이번 정책의 핵심이다.

2022년까지 450개가 설치될 우리동네 열린육아방은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는 0세~만5세 아동과 부모를 위한 공동육아 공간이다. 독박육아에 지친 엄마들은 열린육아방에서 고립감을 해소하고 또래 엄마들과 교류를 통해 신체적·정신적 육아 부담을 덜 수 있다. 육아방에는 보육반장이 한명씩 상주한다. 보육반장은 아이돌보미를 부모들과 연결해주는 일을 한다. 서울시는 실질적인 육아 도움을 위해 아이돌보미를 동별로 25명까지 확대, 2022년에는 서울시내 400여개 동에 1만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혜정 서울시 보육담당관은 "서울의 전체 0~만5세 영유아(43만명) 중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가정양육 아동이 25%(10만5000명)에 달한다"며 "가정양육 부모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도움이 무엇인지 수요를 조사했고 공공이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돌봄체계도 개선한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방과 후와 학교 휴일 돌봄이 큰 고민이다. 기존 시설을 활용하거나 공간을 확보해 만들어질 우리동네 키움센터는 초등생 돌봄의 동네별 거점이다. 센터별로 최대 4명씩 상주하는 코디네이터는 지역에 흩어져 있는 돌봄·교육·여가 프로그램을 아이들 특성에 맞게 연계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어린이집에 대한 대폭 투자로 보육의 공공책임제를 완성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현재 1274개인 국공립어린이집은 2020년까지 1930개로 늘린다.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영유아 2명 중 1명은 국공립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양 뿐 아니라 보육의 질도 높인다. 보육교사 1인당 아동 수는 8명으로 낮춘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각종 연구 결과 교육의 질과 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교사대 학생(아동) 비율이다.

민간어린이집을 이용하는 3~5세 아동(누리과정)의 부모가 부담하는 차액보육료를 내년부터 없애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사실상 완전한 무상보육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가 이날 발표한 정책에는 주거 정책도 포함됐다. 신혼부부용 주택 8만5000호를 공급하고 최대 2억원까지 임차보증금을 저리로 대출한다. 공공임대주택도 6배로 늘리고 기존에는 공급하지 않던 공공지원주택도 신혼부부에게 공급키로 했다. 강동구의 고덕강일, 광진구의 구의자양에는 신혼부부 특화단지를 조성한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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