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의혹 본격조사

특별감리 가능성도

금융감독원이 한국GM의 회계장부를 본격적으로 분석중이지만 회계부정 여부를 확인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1일 금감원 관계자는 "한국GM에 대해 제기된 각종 의혹 등을 최근 본격적으로 들여다 보고있다"며 "매출원가율이 80%에서 90%로 갑자기 상승한 이유가 판매감소에 따른 일시적인 문제인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한국GM의 매출원가 등을 동종업계와 비교분석하는 등 수년간의 매출현황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예비조사 단계여서 조사범위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GM의 회계를 실무진들이 봤지만 (결과가)솔직히 신통치 않다"며 "경영 전반을 봐야 하는데 우리가 들여다 볼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감리를 하려면 (증권선물위원회) 요청을 받아야 한다"며 "대출금리가 높고 매출원가를 높게 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우리가 볼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국GM은 비상장사여서 금감원에 회계감리 권한이 없다. 다만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감리를 지정하면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증선위는 회계부정 의혹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한 기업에 대해 금감원에 감리를 요청할 수 있다. 세월호 당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계열사에 대해 특별감리가 진행된 적이 있다.

한국GM에 대해서도 금감원의 예비조사 결과에 따라 증선위가 특별감리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계 부정 여부를 판단하는 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예비조사 후 감리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가 은행을 팔려고 할 때 투자은행 고위직에 있던 한국계 인사가 'GM은 도사'라고 했다"며 "세계 곳곳을 다니며 아홉수를 두는 회사라고 했는데 지금 GM도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만 (GM이) 엑시트(철수) 하는 게 아니고 호주도 마찬가지"라며 "그래서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내놓을지 여러 번 고민했을 것이고 그런 것을 감안해 대응책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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