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첫 북미정상회담을 두 달여 앞두고 외교사령탑인 국무장관을 전격 교체했다.

렉스 틸러슨 장관을 트윗으로 해고통보 하고 후임에 자신의 충실한 대변자로 꼽히는 마이크 폼페이오 CIA(중앙정보국) 국장을 기용했다. 미국의 외교를 이끌면서 5월 북미정상회담까지 주도하게 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는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효율적인 외교와 협상을 벌일 수 있는 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지나친 강경 매파여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수를 억지시키기는커녕 외교노력 실패시 대북 군사공격까지 강경책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는 경고를 받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새 국무장관 지명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스런 최측근으로 꼽히고 있다. CIA 국장으로서 거의 매일 정보브리핑을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사로잡았으며 단순히 정보사안 뿐만 아니라 정책과 워싱턴 정치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조언을 하는 사이가 됐다.

그렇다고 대통령을 가르치려 하거나 자신을 아이디어를 집어넣으려 하는 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바를 재빨리 알아차리고 충실히 대변하거나 실행해온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야 말로 자신과 주파수, 궁합이 잘 맞는다고 호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북미정상 회담을 폼페이오 새 국무장관에게 주도하게 함으로써 사전 준비나 북미대화, 정상차원의 협상에서도 눈짓만으로 호흡을 맞출 수 있어 협상력을 높이고 효율적인 외교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미 언론은 평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폼페이오 국무장관 기용은 북한을 포함해 각국에게도 트럼프 외교를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고 무엇을 믿어야 할지 신뢰할 대상을 얻게 됐다는 평을 듣고 있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은 대화정책을 밝혀도 바로 그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부인당하고 면박당하기 일쑤였기 때문에 어느 누구로부터도 신뢰를 받지 못했다. 틸러슨 전 장관은 중국방문 중에 북한과 여러 채널을 열어놓고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시간낭비하지 말아라"고 일축하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준 바 있다.

폼페이오가 국무장관에 올라 북미정상회담을 주도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에게는 효율적인 외교, 상대에게는 신뢰할 만한 대변자와 접촉할 기회를 얻게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는 역대 CIA 국장 가운데 가장 정치적이란 비판을 듣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과연 NO를 할 수 있을지, 대통령 무리수를 억지시킬 수 있을지 극히 의문시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폼페이오 지명자는 CIA 국장으로서 확실한 매파로 분류되고 있다. 게다가 외견상으로는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따라가는 충실한 대변자, 실행자이지만 대통령이 단안을 내려야 할 때에는 대북 군사공격 등 매파의 해법을 부추기게 할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그간 북한의 위험한 핵무기와 더 위험한 지도자를 분리시켜야 한다면서 체제교체는 아니더라도 지도자, 정권교체를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CIA 국장으로서 모든 군사옵션들이 지니고 있는 장점과 단점들을 분석해 파악하고 있으며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포기를 달성 하는데 회의적이고 궁극적으로는 군사옵션을 사용해야 할지 모른다는 입장을 내비쳐왔다.

트럼프 대통령 결정에 따라 첫 북미정상 회담을 막후에서 주도하면서도 사전에 어떠한 양보도 없을 것이며 비핵화에 합의가 나올 때 까지는 최대의 압박을 유지할 것이라고 공언해 놓고 있다. 복스(VOX) 미디어 등 일부 미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폼페이오 지명자가 상원인준을 받고 국무장관에 오르면 강경발언을 자제하고 대북 협상과 외교를 주도하겠지만 북미정상회담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공격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매파의 해법을 부추길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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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