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므누신, 회동 주목

한미FTA '패키지설'도

철강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를 나흘 앞두고 한미 두나라가 막판 조율에 나선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19일(현지시각)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조우한다. 김 부총리는 명단 제외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G20 참석 김동연 부총리, 아르헨티나 기업인들과 간담회│ G20재무장관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상공인연합회에서 현지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개회식 이후에는 김 부총리과 므누신 장관과 양자회동도 예정돼 있다. 양국간 입장 차가 얼마나 좁혀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미 므누신 장관에게 한 차례 서한을 보낸 김 부총리는 이날 양자 회동에서도 다시 한 번 "관세 대상국에서 한국을 빼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3개 채널 총력 가동 = 김 부총리 외에도 우리 정부는 철강 관세 협의를 위해 2개의 장관급 채널을 가동 중이다. 지난주 한미FTA 3차 개정 협상을 마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23일까지 계속 미국에 머물기로 했다. 막판까지 정재계 핵심인사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다.

남북·북미정상회담 문제를 조율하러 미국에 간 외교부 강경화 장관 역시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관세 면제를 거듭 요청하며 힘을 보탰다.

한편 정부 안팎에서는 철강관세 한국 배제와 FTA 개정협상이 패키지로 협의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 트럼프정부는 철강관세 면제 여부를 지렛대로 삼아 FTA 개정에서의 우리측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FTA 개정협상에서 한국이 보다 융통성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관세문제 급부상 = 한편 이번 회의에서 가장 높은 관심을 끄는 의제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2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가 당초 자동화 시대의 노동력 및 사회기반시설 투자 촉진을 논의하려던 계획과 다르게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관련 논의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프랑스, 독일, 브라질 등 다른 주요국들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압박을 원하며 미국 측의 관세에 대한 질타가 논의에 초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 주요국 재무장관들은 한 목소리로 보호무역주의를 우려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아르헨티나 방문 전 "G20은 무역을 논의하기에 바른 주체"라며 "나는 세계가 공조해야 한다는 걸 믿는다. 자유무역은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브뤼노 르 메르 재무장관도 "우리는 보호주의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유럽은 최근 미국이 내린 결정에 대해 견고하고 단합된 반응을 취해야 한다"고 미국에 대한 압박을 시사했다.

가상화폐 규제 수위도 논의 = 다만 개최국인 아르헨티나 정부는 무역이 올해 G20 회의의 주요 의제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고 WSJ는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2015년 말 중도우파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 당선 후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정부와의 협상으로 관세 면제가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G20 회의에선 당초 주요 의제로 주목을 받아온 가상화폐 규제 수위를 놓고도 세계 각국의 의견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우리 당국이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가상화폐 최종 규제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온 만큼,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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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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