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미 금리인상, 국내 영향 없을 것"

한미간 금리 역전, 감내수준 언급 안해 … 한은, 총재주재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한미간 정책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이어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다만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금리인상 횟수가) 금년 전망은 종전과 부합하고, 내년은 상향 조정됐다"면서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만큼 국내 금융시장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으로 내외 금리가 역전됐는데 정말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또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어디까지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이 총재는 "한미간 금리 역전의 폭이 언제까지 역전되어도 무방할지는 정말 예단하여 말씀하기 어렵다"면서 "(한미간 금리차가 1.75%p 역전된 상황이) 그 당시 금리차가 2년정도 유지됐다. 지금과 그 때는 경제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꼭 집어서 몇 퍼센트까지는 가능하고 어디서부터는 아니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준은 이날 새벽(한국시간) 정책금리를 연 1.50∼1.75%로 0.25%p 인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 기준금리(연 1.50%)보다 높아지는 한미간 금리역전 현상이 현실화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이 총재 주재로 주요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의 영향 등을 점검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 일문일답.

-미국이 예상대로 금리 인상을 했다. 한국은행이 5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금리인상경로를 나타내는 점도표를 보면 금년 전망은 종전 예상에 부합하는것 같다. 내년은 상향조정해서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의 FOMC 결정과 의사결정문이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될수도 있겠지만 시장예상에 부합했기 때문에 가격변수가 큰 변동이 없고, 오늘 국내금융시장에도 별다른 영향은 없을것으로 예상한다.

(5월 인상설에 대해) 저희들이 미국 금리를 올리고 내외금리도 역전된 만큼 더 경각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 앞으로 국내금리 인상의 시기는 여러가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저희들이 고려할 것이다. 다음달에 경제전망을 하면서 여러가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해나가겠다.

-한미간 금리 역전폭이 1%p정도 나면 오래 버티기 어렵다고 했는데, 1%를 마지노선으로 봐도 되나.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 한미 금리 역전의 폭이 언제까지 역전되어도 무방할지는 정말 예단하여 말씀하기 어렵다. 미국 금리 결정이 우리 의사결정하는데 참고 요소가 된다. 각별히 저희들이 유념을 해야할 것 같다.

-1.75%p까지 벌어진 적도 있었는데, 어느정도 금리차까지 용인될 수 있다고 보는지.

꼭 집어서 이야기 하기 어렵다. 1.75%p 말씀하셨는데 과거에 두차례 있었고, 그 당시 금리차가 2년정도 유지됐다. 지금과 그 때는 경제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꼭 집어서 몇 퍼센트까지는 가능하고 어디서부터는 아니라고 판단하기 어렵다.

-당장은 금융시장에 영향이 크지 않다고 하지만 변동성이 커질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렸다. 경제상황의 진전에 따라서 Fed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부각될 수 있고, 그 경우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그에 따라서 저희가 예의주시하고 대응하겠다. 시장불안의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적절한 정책수단을 통해서 시장안정화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