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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얘들아 이젠 안녕, 다시 보자"

2018-04-16 1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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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안산시세월호수습지원단장

"얘들아!"

어렵게 부르긴 했지만 뒷말을 잇기가 쉽지 않구나. "잘 지내니?" 한마디 붙이기가 이토록 힘들구나. 벌써 4년이나 지났건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먹먹하고, 특히 요즘처럼 벚꽃이 활짝 폈을 땐, 4년 전 그날 그 시간으로 돌아가 떠나는 버스라도 가로 막아보고 싶은 마음이 더욱 절실해지는구나.

아저씨는 너희들의 고향인 안산에서 일하는 공무원으로, 세월호수습지원단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단다. 너희들과의 인연으로 만들어진 자리지.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14일 토요일 오후로 안산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단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흔히들 말하지 '하늘에 별이 된 아이들이 그리워 내리는 비'라고.

'하늘에 별이 된 아이들이 그리워 내리는 비'

아저씨는 '4·16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 추도식' 준비로 바쁘지만, 떠오르는 너희들의 얼굴을 외면할 수 없어 몇 자 적어본다. 영결 추도식이 끝나고 나면 너희들을 보는 것에 조금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마지막은 아니지만, 한번쯤 꼭 인사를 나눠야 할 시점인 것 같구나.

아저씨는 지난 4년 동안 너희들이 떠나간 공간을 조금이나마 메우기 위해 너희들의 엄마, 아빠와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단다. 도저히 견디기 어려워 지쳐 쓰러져 우실 땐 함께 부둥켜안고 울었고, 그래도 또 힘을 내며 기적처럼 다시 일어설 땐 함께 기뻐하며 작은 힘이나마 보탰단다.

아저씨와 너희들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는 우리 '안산시'는 지금 너희들을 위한 추모공간을 만들려고 해. 여러 사정이 여의치 않아 크게 멋있게 만들 수는 없지만, 그래도 너희들이 어린 시절을 즐겁게 뛰어놀았던 화랑유원지에, 그리고 너희들이 마지막까지 다녔던 단원고등학교가 잘 보이는 곳 한쪽 귀퉁이에, 너희들이 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보려고 해.

추모공간은 비록 작지만 예쁜 공간이 될 거야. 세계적인 건축디자이너들의 훌륭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주변 여건을 고려해 친환경적으로 설계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 나라에서 너희들을 보러 오는, 멋진 공원 아름다운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단다.

물론, 이를 썩 내켜하지 않는 분들도 많이 계시기는 해. 너희들도 알다시피 그 공간이 안산의 한 중앙에 위치해 있고 근처에 많은 아파트들이 새로 지어지고 있는 곳이거든.

그러다보니, 너희들이 이 땅에 내려와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우리 의지와는 무관하게 떠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남긴 마지막 나머지, 그 나머지들을 … 그것들을 보관하는 공간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아. 슬픈 일이지만 그분들도 너희들이 밉거나 싫어서는 아닐 거야.

그분들 또한 4년 전에는 우리와 함께 슬퍼했고, 그 동안에도 여러 가지 불편을 참고 견뎌준 좋은 분들이거든. 아직 우리가 계획하는 것들에 대해 정확하기 이해하지 못해 생긴 오해라고 생각하고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더 무서운 것은 너희들을 잊는 것이란다"

나치가 유대인들을 학대하기 위해 만들었던 아우슈비츠에 대해 이런 말이 있더구나. "아우슈비츠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아우슈비츠를 잊는 것이다." 우리도 같은 마음이란다. "세월호 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세월호와 그 안에 타고 있던 너희들을 잊는 것이다"라고.

너희들의 빈자리가 헛되지 않도록, 더 이상 이 땅에 이런 아픔이 두번 다시없도록 해야겠지. 어느덧 대한민국의 역사가 되어 버린 너희들에게 이제 인사를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구나. 이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으면 좋겠다.

"애들아, 이젠 안녕! 또 보자."

이석종 안산시세월호수습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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