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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김기식, 도덕성 논란불구 금융개혁 유일카드?

개혁카드 강조하지만 근본개혁 불가 … 금감원장 역할 한계, 의원시절 보험법 처리 '어정쩡'

"개혁 구상했으면 정권초 금융위원장 시켰어야"

등록 : 2018-04-16 10:37:45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도덕성은 물론 금융개혁의 적임자인지에 대한 반론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금융권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유일한 카드임을 강조하지만 근본적인 금융개혁은 어렵다는 주장이다.

눈 질끈감은 김기식│김기식 금감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산운용사업 신뢰구축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를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최근 여권은 김 원장 보호 논리를 펴면서 '금융개혁 적임자' '금융적폐세력의 흔들기'를 강조한다. 김 원장이 가입해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지나친 정치공세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금융개혁과 재벌개혁을 막기 위한 의도"라면서 이른바 '음모론'을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3일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면서 "하지만 과감한 선택일수록 비판과 저항이 두렵다"고 김 원장 카드가 금융개혁을 위한 불가피한 인사였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김 원장이 일반에 알려진 것과 같이 '금융권 저승사자'로 근본적인 금융개혁을 이뤄낼 수 있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야당이 김 원장의 도덕성과 위법성을 지적하면서 정치공세로 몰아가는 데 반해, 오히려 여권내 일각에서는 김 원장의 역할과 의지를 지적한다.

금감원장은 금융개혁의 핵심을 주도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여권내 한 인사는 "금감원장은 민간인 신분으로 금융위원장이 위탁한 업무만 하도록 돼 있다"며 "금융개혁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도 "최근 김 원장이 자산운용사 대표를 모아놓고 '수익률을 높여라'라고 했는 데 이는 월권행위에 해당한다"며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등은 금융위원장의 소관 업무이다. 김 원장이 궁지에 몰리자 '나도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엿보였다"고 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위는 금융정책과 제도, 감독 등 사실상 모든 분야에 대한 업무를 하도록 했다. 이에 비해 금감원은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와 감독' 업무로 제한돼 쓸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인사는 "김 원장을 금융개혁 카드로 쓰려했다면 정권초기 금융위원장을 시켰어야 한다"며 "최흥식 전 원장의 취업청탁 의혹으로 이미 권위를 상실한 금감원 수장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금융회사들 못살게 하는 것 밖에 더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 원장이 19대 국회 현역의원 시절 보여준 태도도 말이 많다. 금융개혁의 핵심으로 분류되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축소와 이에 따른 재벌의 금융지배 힘빼기가 대표적이다. 김 원장이 19대 국회 정무위 야당 간사로 있으면서 이와 관련한 법안의 통과에 크게 힘을 쓰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19대 국회 정무위 사정을 잘 아는 한 국회 관계자는 "김 원장은 당시 이종걸 의원이 발의한 보험법에 대해서 이상하게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평소 상임위에서 금융감독기관이나 금융회사 대표에게 추상같은 모습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의외였다"고 말했다.

당시 이종걸 의원이 발의한 보험업법의 핵심은 삼성생명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 가치를 취득할 당시의 가격이 아닌 현재 공정가격으로 평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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