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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세월호 민사소송' 올해 결론 내려질지도 미지수

관련사건 심리 끝나야 진행 가능

과실 책임에도 면책될 수 있어

등록 : 2018-04-16 11:04:36

세월호 4주기를 맞았지만 민사 책임을 정리하는 일은 쉽사리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형 선박의 침몰로 인한 민사소송이고 지난 정부의 조직적 진상규명 방해로 그 책임을 정리할 수 있는 소송이 답보상태다. 세월호 소유주 청해진해운과 주주는 물론 사고를 막지 못하고 구조에 실패한 정부 책임을 따지는 데 장시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에만 20여건의 민사소송이 진행중이다. 법조계는 지방법원별로도 심리중인 크고 작은 사건들도 있어 소송건수는 30건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제기 민사소송 10여건 = 정부가 세월호 사고 책임자들을 상대로 낸 사고 수습비용과 피해보상금을 갚으라며 제기한 소송이 10여개에 달한다.

주로 정부가 사고 수습과 피해자 보상을 위해 세월호 관계자와 한국해운조합 등을 상대로 구상금과 보험금 청구, 부당이득금 반환소송 등을 낸 상태다. 대부분 사건이 수년간 심리중이다.

우선 정부가 고 유병언씨 아들 대균씨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이 원 부장판사)는 정부가 유대균씨를 상대로 제기한 430억원대 청구소송에서 정부측 청구를 기각했다. 정부는 2015년 9월 구조비용과 사고 수습비용 등을 미리 지불한 뒤 유씨를 상대로 이를 책임지라는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유씨가 청해진해운의 구체적 업무를 지시하거나 관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 올라가 있다.

별도로 민사합의22부와 민사합의33부에도 정부가 고 유병언씨 자녀 등 7명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과 세월호 선원과 청해진해운 관계자 등 26명을 상대로 각각 1800억원대의 구상금 청구소송도 진행중이다.

보험금 법정 다툼 이어져 = 한국산업은행은 메리츠화재해상보험 한국해운조합등을 상대로 113억원의 보험금 청구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1월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이수영 부장판사)가 맡은 이 사건에서 보험사는 세월호 참사 책임이 선박소유 회사나 선장·선원의 과실로 인한 것이라며 보험금 또는 공제금을 직접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세월호 측이 선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사고가 일어났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보험금 지급 의무는 면책이 된다고 판단했다. 한국은 해상관련 사건과 관련해 영국의 해상보험법은 준용하고 있다. 이를 인용한 우리 대법원 판례 역시 해상 보험 사고를 입증하는 책임은 보험사에게 있고, 가입자 책임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가 관련자들 책임을 명백히 증명하지 못할 경우 선박 소유주 등의 책임을 면제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세월호 유족들이 정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103억원 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있다. 유족 362명은 2015년 9월 "국가가 참사 당시 초동 대응과 현장 구조에 소극적이어서 피해를 확대시켰고 청해진해운도 과적 등의 과실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올 3월말 재판이 열렸고 다음 재판은 5월 24일이다. 이 소송 결과에 따라 사고에 대한 정부와 청해진해운의 책임 비율이 가려질 전망이다.

정부가 청해진해운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에서 승소해도 사고수습 비용 등을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는 청해진해운 법인과 임직원들에 대해 가압류를 걸었지만 금융기관이 먼저 담보로 잡고 있다. 정부 승소로 결론이 나도 채권 우선 순위는 금융기관에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에 배당된 후 잔액만으로 정부가 사고를 수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각종 시위 막은 경찰 책임 인정 = 세월호 유족의 시위에 과잉 대응한 경찰은 민사 책임까지 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법 민사48단독 조은아 판사는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 등 관계자 12명이 정부와 당시 서울 종로경찰서장, 경비과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인들이 10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국민서명부를 청와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은 경찰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5년 6월30일 전 위원장 등은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국민서명부를 청와대 민원실에 전달하기 위해 행진했다. 경찰은 불법 행진이라며 이를 막았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전 위원장 등은 "통행권 및 일반행동 자유를 제한했다"며 24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세월호 범국민대회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진 카메라 장비에 대해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도 나왔다.

인터넷언론 '참세상' 기자 A씨는 2015년 4월 18일 세월호 범국민대회를 취재하던 중 경찰의 살수차에서 발사된 물줄기로 오른쪽 눈을 다치고 카메라 장비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1심은 A씨 패소로 판단했지만, 항소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3부(김현룡 부장판사)는 시위대와 떨어져 현장을 취재하고 있던 기자에 대한 살수행위는 위법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항소심 치료비와 카메라 구입비, 위자료 등 44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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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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