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공모 마감, 24명 지원

거물급없어 내부출신 우세

사상 초유의 최고 경영진 공백상태를 맞고 있는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의 최고경영진선임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인규 전 회장 겸 행장이 비자금조성과 채용비리의혹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임기중 불명예퇴진을 하면서 지난달 29일부터 최고경영진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DGB금융그룹은 지난 11일 겸직으로 운영됐던 지주사 회장과 은행 행장을 분리하기로 하고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회장과 행장을 별도로 공모하는 등 최고 경영진 선임절차를 진행중이다.

공모결과, DGB금융지주 회장후보에는 모두 13명이 원서를 냈다. 지주사 내부에서 6명이 응모했고 관심을 모았던 외부에서는 7명이 원서를 냈다.

외부에서는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 박의헌 전 KTB투자증권 사장, 이휴원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김태호 전 하나HSBC생명 사장, 박병탁 전 시티은행 부행장, 박일환 대구시의원, 박상도 전 국세청 조사국 팀장 등 7명이 원서를 냈다.

은행과 증권, 보험사 등으로 출신이 다양했으나 외부인사에 대한 평가는 '기대이하'라는 게 지주사 안팎의 반응이다. 금융인이긴 하나 국회의원 선거판에 뛰어든 인사들도 있고 은행이 90%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DGB금융지주의 구조를 감안하면 비은행권 인사는 부적격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내부인사로는 성무용·임환오·박덕상 전 부행장, 박동관 DGB유페이 사장, 진병용 DGB생명 상임감사위원, 김기주 전 본부장 등의 전·현직 임원들이다. 이들 중에는 1950년대초반 출생의 고령자도 다소 포함돼 있고 은행에서 퇴직한 후 정치인의 선거를 지원했다 다시 지주사 임원으로 복귀해 지주사와 계열사 임원으로 장기재직하는 인사도 있다는 후문이다. 일부 인사는 대구은행의 '비리의혹 3종세트'(비자금, 채용, 펀드 원리금 배상)에 모두 연루됐다는 말들도 나돌고 있다.

또 2015년 12월31일 이후 퇴임한 부사장보·부행장보 이상으로 제한해 공모한 대구은행장 후보에는 강영순, 김경룡, 김경환, 노성석, 박동관, 박명흠, 문홍수, 이성룡, 임환오, 정찬우, 최민호 등 11명이 접수했다. 대부분 지주사와 대구은행의 전현직 부사장과 부행장, 계열사 사장 등이었다. 김경룡 지주사 부사장은 회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고 박명흠 부행장은 대구은행 행장권한대행을 수행중이다.

행장후보중 지난해 비자금 조성의혹 등으로 퇴진압박을 받아왔던 박인규 전 회장의 '호위무사'역할을 한 특정학교 출신의 전현직 임원은 배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임원 재직중 정치권 등의 비호를 받았거나 채용비리 등에 연루된 인사도 낙마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구은행 한 임원은 "창사후 도덕성 실추와 공신력 추락 등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선임절차를 통해 경영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후보가 지주와 은행의 최고 경영진으로 선임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주와 은행은 이달 23일과 26일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서류심사로 50%를 뽑고 이후 2명으로 압국한 후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선임해 주주총회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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