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맥스선더 훈련은 도발" … 통일부 "조속히 회담 호응해야"

북한이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16일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책임을 거론하는 동시에 미국을 겨냥해 북미정상회담 차질 가능성도 언급했다.

맥스선더 훈련 '주목'│북한이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를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한 가운데,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미군 F-22 랩터가 착륙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통일부는 대변인 성명을 발표해 유감의 뜻을 밝히고 "정부는 '판문점 선언'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북측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조속히 회담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0시 30분쯤 리선권 단장 명의의 통지문에서 우리 측의 '맥스선더' 훈련을 이유로 고위급회담을 무기연기한다고 통보해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벽 3시께 11일부터 시작된 맥스선더 연합공중훈련을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라면서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견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통신은 "북남고위급회담이 중단되게 되고 첫걸음을 뗀 북남관계에 난관과 장애가 조성된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에 그 책임이 있다"면서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 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갑작스런 회담 중지 통보에 당혹한 분위기다. 청와대가 "북한이 보내온 전통문의 뜻이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당초 잡혀 있던 일정을 취소하고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긴급회동을 갖기로 했다. 군 당국은 이번 맥스선더 훈련에 미군 전략폭격기 B-52가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의 한 소식통은 "11일 시작된 맥스선더 훈련에 미군 스텔스 전투기 F-22는 이미 참가했으나, B-52는 아직 참가하지 않았다"며 "이달 2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 B-52는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도 백악관이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CNN 방송은 백악관 참모진을 인용, "백악관이 북측의 통보로 허를 찔렸다"며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당혹스런 기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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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정재철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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