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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3일간의 추경심사 문제 없나 | ① 부실심사 논란]

2002년 이후 16년 만에 최단 심사 시도

한국당 제안, 민주당 수용

"부실심사 불가피" 비판 이어져

"시간 갖고 충분한 논의 필요"

등록 : 2018-05-16 11:07:48

2000년 이후 가장 짧은 추가경정예산 심사기간은 3일로 2002년에 있었다. 올해 '3일간의 심사'를 시도할 예정이어서 실현되면 16년만에 최단기간 심사가 이뤄지는 셈이다. 여야뿐만 아니라 전문가그룹에서도 '부실심사 불가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검-추경 동시 통과'보다 '충분한 논의와 심사'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16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14번의 추경에서 상임위 상정부터 본회의 의결까지 걸린 시간이 가장 짧았던 것은 2002년으로 9월 11~13일까지 3일 만에 끝났다. 한 자릿수 심사시간이 걸린 것은 2002년을 포함해 2001년(8일), 2006년(9일) 등 세 번에 그쳤다.

2002년과 다른 2018년 = 최단 심사기간을 기록한 2002년은 당시 태풍 '루사' 피해에 대한 긴급지원에 국한해 4조1000억원을 배정하는 게 골자였다. 재해대책예비비에 3조6050억원을 추가하고 지방재정교부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각각 2883억원, 2498억원을 배정해 재해복구에 쓰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관련 상임위는 국회운영위, 재정경제위, 행정자치위, 교육위 등 4곳에 그쳤다. 예결위는 검토보고서를 통해 "이번 재해대책 예비비 증액규모는 필요 최소한의 규모로 보여진다"면서 "지방재정교부금 중 특별교부금 증액분과 현 시점에서의 집행잔액이 최대한 재해대책 피해복구를 위한 추가소요에 집행될 수 있도록 조치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별한 쟁점이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올해 추경은 만만치 않다. 규모는 3조9000억원으로 2002년에 비해 적지만 내용은 다양하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신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2018년도 제1회 추경사업 현황 및 집행내역'에 따르면 총지출 기준 총 92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신규사업은 세부사업 기준으로 22개다. 관련 상임위는 모두 10개다.

민주당 모 의원은 "한 정당이 주요 내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GM 등 구조조정 문제 등과 일자리 확충 문제, 그리고 일자리나 구조조정과 상관없는 내용 등에 대해 야당의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논란을 사전에 막기 위해 일부 상임위는 아예 열지 않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재현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이 15일 추경안 심사를 위한 회동을 가졌다. 왼쪽부터 김도읍 자유한국당 간사, 백 위원장, 황주홍 민주평화당,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간사. 뉴시스 박영태 기자


평화당 '강력반발'에 민주당 '합의대로' = 민주평화당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박지원 의원이 "4조에 가까운 추경, 국민혈세를 어떻게 3일만에 심의도 없이 통과시킬 수 있겠는가"라며 "국회법, 예산절차, 모든 것을 초월하는 초법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같은 당의 장병완 원내대표는 "제가 위원장으로 있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추경 규모가 1조 9000억원인데 이는 추경예산의 절반가량이 산자위원회 소관"이라며 "의장께서 (16일) 아침 9시 반까지 상임위 심사를 끝내라, 상임위 예산심사에서 손을 때라는 통지했다. 헌정사상 이와 같이 상임위의 심사를 무력화하고 국회 예산심사권 통째로 부정한 것은 한 차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은 이를 좌시할 수 없다. 문제제기를 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지난 8일엔 자유한국당이 제안한 '14일 추경-특검 동시통과'에 6일간의 심사기간을 문제삼으며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거부한 바 있지만 이번엔 자유한국당의 '3일 심사'는 수용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적극적으로 추경통과를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14일의 추경-특검 동시 통과 일정은 바꿀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일정 조율 가능할까 = 전문가들은 일정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국회내 모 예산전문가는 "이 정도의 일정이라면 부실심사가 불가피하다"면서 "국회라는 곳이 일정을 잡아놓고 끼워맞추는 식으로 운영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국회 예정처장을 지낸 국경복 교수는 "예산심사에는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한데 3일은 상당히 촉박한 것"이라며 "국회법에서 말한 절차는 밟겠지만 이 속도를 진행하려면 상임위에서 거의 논란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내 다선 의원은 "3일만에 추경심사를 마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특검을 먼저 통과시키고 좀더 시간을 갖고 이달안에 추경을 통과시키는 쪽으로 합의내용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이 나중에 추경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고 민주통합당 등 구조조정 지역을 중시하는 정당이 있는만큼 추경 통과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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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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