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장 경선 낙마에 군소 후보들 각축장 돼

경기 고양시장 선거는 최 성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신인들의 각축이 이뤄진다. 후보보다는 정당 지지도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아져다. 고양은 전국에서 열 번째로 100만 도시에 진입했지만 다른 도시에 비해 산업기반이 약한 지역이다. 또 일산과 덕양 간 불균형 문제도 상당하다. 후보들마다 이런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재준 후보가 본선에 나선다. 이 후보는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재선 도의원을 지냈다. 경선 당시 최 성 시장이 강력한 주자로 뛰고 있었고, 이에 도전하는 후보도 이 후보를 포함해 4명이나 됐다. 최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단일화를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시장이 경선에서 배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누가 최 시장의 지원을 받느냐가 경쟁의 최대 승부처가 됐다. 이 후보는 이 복잡한 과정을 그쳐 최종 후보가 됐다.

이 후보는 '백지공약' 웹페이지를 열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1일 문을 열었는데 벌써 700건이 넘는 공약이 제시됐다. 이 후보는 제시된 내용 중 현실성 있는 제안들을 정리해 공약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 후보의 최대 경쟁자는 자유한국당 후보인 이동환 전 경기도 정무실장이다. 경선 초반 출마를 저울질하던 전직 국회의원 등 쟁쟁한 후보들이 모두 뜻을 접으면서 상처 없이 공천을 받았다. 이 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고양시장에 도전해왔다. 하지만 한 번도 당내 경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공천이 확정돼 본선에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고양시장 선거 외에는 다른 선거에 도전한 적이 없다. 여기저기 들여다보는 직업 정치인은 아니다. 도시공학을 전공했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바른미래당도 경선이 치열하다. 김필례 전 고양시의회 의장, 진종설 전 경기도의회 의장, 김형오 옴브즈맨뉴스 발행인 3명이 경쟁하고 있다. 통합 전 바른정당 출신인 진종설 후보와 국민의당 출신인 김필례 후보가 경쟁하는 양상이지만, 현재로선 김필례 후보가 유리한 국면이다. 최근 바른미래당 소속 고양시의원 후보 9명이 당원 100여명과 함께 김필례 후보 공천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지지를 보이고 있다. 김필례 후보는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지지도 기대하고 있다. 호남 출신인 최 시장이 출마하지 못하기 때문에 후보들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인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의당도 박수택 후보를 내세워 경쟁에 뛰어들었다. 심상정 전 대표가 있는 지역이고, 시장 후보가 지방의원 선거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박 후보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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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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