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세기의 만남' 시작 … 단독정상회담 → 확대정상회담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열어갈 '세기의 만남'이 마침내 성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현지시간) 중립국인 싱가포르의 휴양지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역사적인 악수를 했다.

북미정상, 역사적인 첫 만남 |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성조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배치된 회담장 입구 레드카펫에서 두 정상은 약 10초간 악수와 함께 간단한 담소를 나눴다. 두 정상 모두 활짝 웃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팔을 툭툭 치는 등 특유의 친근한 제스처를 취했다.

회담장에서 오른쪽에 자리한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오늘 회담이 엄청나게 성공할 것"이라고 입을 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회담이 열리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며 "좋은 대화가 있을 것이다. 북한과 매우 훌륭한 관계를 맺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러했던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혔다.

한반도 최대의 난제인 비핵화와 체제보장 문제를 놓고 '세기의 담판'에 들어간 두 정상이 오늘 오후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싱가포르를 향하고 있다. 담판 결과에 따라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글로벌 안보지형이 크게 출렁이는 '외교적 빅뱅'의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북미 정상이 마주앉은 오늘 회담은 1948년 9월 9일 북한정권 수립 이후 70년간 적대적 대결로 점철돼 온 북미 관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북미 정상이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맞바꾸는 '빅딜'을 이루고 종전선언과 국교 수립, 경제협력까지 모색한다면 한국전쟁 당사국으로서 1953년 이후 65년간 이어져 온 불안정한 정전 상태에 마침표를 찍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오늘 합의에 따라 '냉전의 섬'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의 기초가 놓인다면 이는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동북아의 전통적 대립구도가 허물어지고 한반도 주변 역내 질서가 '데탕트'의 새로운 물결을 타는 판도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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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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