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최다 지방의원 배출

지방의회 한국당독점 붕괴

6.13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마지막 보루로 남은 대구·경북지역의 바닥민심에는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더 거세게 불었다. 한국당은 민주당 바람에 맞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를 사수했고 대구 8개 기초단체 중 7개와 경북 23개 중 17개를 차지해 겉보기에는 선방했다.

하지만 지방의원과 정당투표 결과에 나타난 바닥민심은 한국당에서 민주당으로 대거 이동했다. 대구·경북 유권자들은 한국당에 실망해 차마 광역이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지 못했지만 지방의원선거에서는 너도나도 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당엔 채찍을, 민주당엔 당근'을 준 셈이다.

대구광역의원 지역구 27석 가운데 민주당은 역대 선거에서 처음으로 4석을 차지했다. 수성구에서 2명을, 북구와 달서구에서 각각 1명씩 배출했다. 수성구와 북구에는 김부겸과 홍의락 의원의 지역구가 있다. 여기에 광역의원 비례대표 1석을 더 보탰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비례대표로 광역의원 1석을 건지는데 그쳤다. 이로써 대구시의원 전체 의석수 30명 중 5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대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민주당은 44개 기초의원 선거구 102석 가운데 45석을 차지했다. 정당득표에서도 선전해 비례기초의원 14명 중 5명은 민주당 몫이 됐다. 대구 전체 기초의원 116명 중 43.1%인 50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서구 1개 선거구를 제외하고 전 지역구에서 고르게 민주당 당선인이 나왔다. 4년 전 13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천지개벽 수준이다.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에서는 민주당이 9석이었고 한국당은 8석으로 여야가 바뀌었다. 나머지 구군에서도 한국당이 1~2석 차이로 많았을 뿐이다. 중구의회도 민주당과 한국당이 3석씩 나눠 가졌다.

김동식 수성구 광역의원 당선인은 "대구시장과 기초단체장 여론조사가 발표되면서 대구만은 지키자는 방어본능이 작동해 단체장은 한국당을 찍고 지방의원과 정당투표는 민주당 등에 나줘준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경북에서도 총 114명의 후보자를 내보내 60명을 당선시켰다. 기초단체장 1명을 포함, 광역의원 7명, 광역의원비례 2명, 기초의원 38명, 기초의원비례 12명이 당선자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회 지방선거에서는 28명의 후보를 냈으나 당선자는 지역구 기초의원 2명에 불과했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경북광역의원 60명 중 9명, 기초의원 284명 중 50명을 지방의회에 진출시킬수 있게 됐다.

구미시에서는 지역구 광역의원 6명 중 3명이 민주당 후보였다. 구미시의원(비례포함)은 23명 중 9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이는 한국당 당선자 12명에 육박하는 숫자다.

포항시장 자리를 두고 민주당과 한국당 후보가 예상 밖 접전을 벌였던 포항시도 변화가 뚜렷하다. 남구 광역의원 당선자 4명 중 2명이 민주당 후보였다. 포항시의원도 남구와 북구에서 각각 5명과 3명이 당선됐고 비례대표 2명의 당선인을 포함하면 전체 시의원 32명 중 10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3회부터 6회까지 민주당 당선인이 전무했던 경산시의원 선거에서도 5명이 출마해 모두 당선됐다.

김홍진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은 "지방선거에서 시작된 경북 변화의 바람이 2020년 총선에서는 태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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