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 소폭 줄었지만 남북경협·건강관리 종목 부진에 개인투자자 상환 부담 커지고 투자 손실 급증 '우려'

사상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신용융자거래가 증시하락의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증시하락으로 신용융자 잔고는 일시적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며 개인투자자의 상환부담은 커지고 투자 손실 급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9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금액은 12조4587억원에 달한다. 12일에는 12조6480억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 대비 28.2%가 증가한 금액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융융자 잔고가 사상최고치 수준을 유지하며 특히 남북경협주와 건강관리주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신용융자 자동상환에 따른 개인 투자자 손실이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로는 신용융자 중 70% 가량이 남북경협주에 투입됐고, 최근 들어 이들 경협주가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상환압박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투자자들의 경협주에 대한 투자 비중은 90% 육박한다.

이에 대해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실망감에 경협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경협주 주가 부진에 따른 신용융자 상환 압력 경계를 확대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하 연구원은 또 건강관리 업종 주가 하락은 신용융자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관리 업종의 주가와 신용융자는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흐름을 보여준다"며 "이는 건강관리 업종의 주가가 상승할 때 신용융자 증가가 추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지만, 신용융자가 추가적으로 확대될 수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주가가 신용융자를 선행하는 특성은 최근 건강관리 업종의 주가 하락이 신용융자의 감소로 이어져, 추가적인 하락을 가져오는 트리거가 될 가능성을 높인다.

하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급락하기 시작한 14일부터 건강관리 업종의 신용융자가 급감한 점은 우려할 만한 징후"라며 "증시 불안으로 인해 건강관리 업종 주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신용융자에 대한 반대매매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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