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핵화 결정적 선택 직면" … 폐기대상에 생화학무기 또 언급

북미간 빅딜 협상에서 한때 배제됐다가 6.12 북미정상회담부터 비핵화 협상에 재등판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신속한 진행을 추구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볼턴 보좌관은 20일(현지시간) 6·12 북미정상회담에 따른 후속 비핵화 협상과 관련, "길게 늘어지고 지연되는 회담은 미래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빨리 움직이고 싶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폭스 앤 프렌즈'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도 진지하다면 마찬가지로 빨리 움직이길 원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비핵화 로드맵 마련과 관련, 북한이 후속조치 등에 신속하게 나서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북미정상회담 평가에 대한 질문에 "나는 대통령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이 수십년간의 개발 끝에 핵무기 프로그램과 생화학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고 그러한 접근법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결별해 국제적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결정적이고 극적인 선택에 직면해 있다는 걸 분명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매우 다른 미래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폐기 대상으로 핵·미사일 외에 생화학무기를 다시 명시한 것이라 북한측이 다시 반발할 수도 있어 주목된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5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2차 방북 뒤 '선 핵폐기-후 보상'의 리비아모델을 강조하고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의 완전 폐기'를 주장해 북한의 반발을 샀고, 결국 북미정상회담이 일시 취소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당시 볼턴 보좌관이 북미협상의 판을 깨기 위한 의도에서 강경발언을 내놓았고, 이를 알게 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해 그를 대북 협상에서 배제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이 그럴(핵무기 등을 포기할) 의향이 있다는 걸 나타냈나'라는 질문에 "그들은 그렇게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면서 "이제 우리는 다음 단계로 완전한 비핵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의 구체화 등을 위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재방북 등을 염두에 둔 듯 "우리는 폼페이오와 다른 사람들이 그들(북한)과 만나서 그것(비핵화)에 대해 논의하는 걸 보게 될 것"이라며 "그들이 전략적 결정을 했는지에 대해 우리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볼턴 보좌관은 제재 해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비핵화를 위한) 첫번째 조치를 그들이 정말로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먼저 비핵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뒤 "그들은 완전한 비핵화를 원한다고 말했으며, 이제 우리는 그것(완전한 비핵화)을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외교적 관여'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걸 보게 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행정부들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걸 정말 분명히 해 왔다"고 말해 미국측이 비핵화 로드맵을 조속히 완성하기 위해 속도전을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

볼턴 보좌관은 "대통령은 그들(북한)이 선택에 직면해 있다는 걸 매우 분명히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진짜 증거와 손에 만질 수 있는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얻을 때까지 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사람이 (제재를) 지속해갈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말하는 것뿐 아니라 (행동) 하는 것도 매우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