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고사는 중위권 학생이 서울 및 수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전형으로 꼽힌다. 시험 과목은 국어와 수학, 또는 국영수 세 과목으로 각 대학에서 문제를 낸다. 4지 또는 5지 선다형 객관식 문제로 수능보다 문제의 난이도가 낮아 6월 모의고사 이후 준비하는 전형으로 인식됐으나, 최근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전략적으로 준비해야만 합격이 가능해졌다. 중위권의 기회전형으로 꼽히는 적성고사전형에 관해 상세히 알아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도움말 로고스학원 최은정 원장

나에게 유리한 전형 찾아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2019학년도 적성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서울 소재 3개 대학(삼육대, 서경대, 한성대), 경기 소재 7개 대학(가천대, 성결대, 수원대, 을지대, 평택대, 한국산업기술대, 한신대), 충청 소재 2개 대학(고려대, 홍익대/세종)으로 총 12개 대학에서 4,636명을 모집한다. 12개 대학 모두 ‘학생부(교과성적) 60%+적성시험 40%’로 학생을 선발한다. 적성고사 전형은 학생부 반영비율이 50%가 넘기 때문에 대입 전형 분류상 학생부교과전형에 포함된다. 중위권 성적의 학생들에게 학생부 반영비율 60%는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로고스학원의 최은정 원장은 “내신 간 등급 점수 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적성고사에서 1~2문제를 더 맞춘다면 이를 만회할 수 있다”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내신 6등급 이하의 합격 가능성은 작다고 한다. 적성고사를 실시하는 대다수 대학에서 6등급 또는 7등급부터 감점 점수를 급격히 높였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3학년 1학기까지 내신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대학별 내신 산출방법을 알아본 후 나에게 유리한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인문, 자연계열 모두 수학 과목의 변별력이 크기 때문에 수학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유리하다”라고 덧붙였다.

적성고사로 내신의 불리함 극복 가능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적성고사는 내신과 수능 사이의 난이도를 보였으나 최근엔 수능형 문제가 자주 출제되면서 난이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덕분에 기본 개념정리를 철저히 하고, 문제풀이를 하며 충실히 공부한다면 적성고사전형과 수능 준비를 함께할 수 있다.
적성고사 전형은 학교별 출제유형이 다르므로 대학별 출제유형에 맞는 교재를 선택해 많이 풀어보고 출제 패턴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한 문제당 풀이 시간이 1분 남짓이기 때문에 빨리 정확하게 푸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일산지역 적성고사 지원 동향을 살펴보면, 서울권 대학의 인기가 높고, 보건계열 학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성고사전형으로 내신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간호학과나 보건계열에 합격한 사례가 많다고 한다. 최 원장은 “학종 합격자보다 낮은 내신으로 간호학과나 보건계열에 합격한 학생이 많다”라며 “두 자릿수의 경쟁률이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강점에 맞는 학교를 선택해 꾸준히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2018학년도 적성고사전형 합격생 인터뷰

을지대학교 간호학과 이선아 학생
자신 있는 수학에 집중, 3등급 중반 내신으로 간호학과 합격

저는 풍동고를 졸업했고, 수시 6개 모두 간호학과를 지원했습니다. 적성전형으로 가천대, 을지대, 삼육대를, 교과+면접으로 우송대와 신한대를, 교과전형으로 청주대를 지원했어요. 내신성적은 가천대 산출방식으로는 2.9등급, 을지대 산출방식으로는 3.5등급입니다.
3학년이 된 후 학생부 교과나 종합전형으로는 제가 가고 싶은 간호학과에 진학하기 힘들다고 판단했어요. 간호학과 진학을 위해 적성고사에 관해 알아보고 3학년 1학기 기말고사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제 주변엔 3학년 1학기 중간고사 이후부터 적성고사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저는 적성고사도 수능처럼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이 난다고 생각해 적성에 올인하기보다는 내신공부에 신경을 쓰려고 노력했어요. 적성고사 준비가 늦은 만큼 내신 성적으로 보완하겠다는 마음으로 기말고사에 최선을 다했고, 이후 여름방학 내내 적성고사 공부에 전력을 다했어요.
저는 국어, 영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 자신 있는 수학이라도 다 맞자는 심정으로 수학 과목을 철저히 공부했고, 덕분에 합격한 것 같아요. 영어는 수능특강, 수능완성 연계가 높다고 해서 첫 문장을 보면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여러 번 읽고 정리했어요. 제일 약했던 국어는 기본 문제집으로 개념을 다지고, 고난이도 문제를 풀기보다는 기초개념과 문법 위주로 꼼꼼히 공부했습니다. 적성고사를 앞두고는 매주 실전 모의고사를 보며, 제 점수를 확인하며 대비했어요. 처음에는 시간에 쫓기고 불안했는데, 계속하다 보니 시간 조절을 할 수 있게 됐고, 이런 실전 연습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제가 합격한 을지대는 47:1, 삼육대는 98:1로 경쟁률이 치열했어요. 합격하면 좋지만 불합격할 확률이 더 큰 싸움이었죠. 그래서 적성고사에 모든 걸 걸기보다 수능과 비중을 같이 두고 공부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적성고사전형은 국어, 영어, 수학 중 한 과목이라도 자신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에게 추천해요. 실제로 합격한 친구들을 보면 한 과목씩 잘하는 과목이 있더라고요. 저는 이과 학생으로 2학년 때까지 공부해온 수학 가형(이과수학)을 포기하기 힘들었지만 적성고사를 준비하며 수학 나형(문과수학)에 집중하기로 결단을 내렸어요. 적성고사를 준비한다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빠른 결단을 내리고, 집중력 있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천대학교 동양어문학과 박조은 학생
희망 대학 출제 경향에 맞춰 공부, 영어 고득점 받아 합격

저는 세원고를 졸업했고, 가천대 동양어문학과와 삼육대 유아교육과, 한성대 글로벌경영학과, 고려대(세종) 등 수시에서 모두 적성고사전형에 지원했어요. 내신 성적은 3등급 후반입니다.
3학년 1학기까지는 내신공부에 열중했고, 친구를 통해 적성고사에 대해 알게 돼 8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습니다. 다소 늦게 적성고사 준비를 시작해 수능 공부와 병행했어요. 저는 일찌감치 목표대학을 가천대로 잡고, 그에 맞게 준비를 했어요. 가천대의 국어 기출문제는 EBS 연계율이 높아 수능특강으로 공부했는데, 그것이 적중한 거 같아요. 영어 또한 수능과 적성고사 둘 다 EBS 연계율이 높으므로 지문 암기와 수능특강 위주로 공부했어요. 특히 영어는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의 거의 모든 지문을 암기해 높은 점수가 나왔고 덕분에 합격한 것 같아요. 영어 빈칸 채우기 문제가 EBS 교재 지문에서 많이 나와 문제를 많이 맞혔거든요. 수학은 유일하게 수능과 적성고사 준비를 따로 한 과목으로 수능은 기출문제 위주로 적성은 개념 위주로 공부했고 가장 시간을 많이 들여 공부했어요. 학교별 기출문제를 집중적으로 풀어 본 것도 큰 도움이 됐어요. 또한 실전 모의고사를 자주 봐서 실제 적성고사에서 긴장하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답니다.
적성고사전형은 워낙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수능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능 전에 적성고사를 모두 치렀다고 해도 수능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어요.

김혜영 리포터 besyc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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