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송환논의 실무회담

정상간 합의이행 본격화

북한과 미국이 9년 만에 첫 장성급회담을 열고 6.25 전쟁 당시 전사한 5300구의 미군 유해발굴 작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북미는 또 북한측이 이미 수습한 유해의 송환작업을 포함한 관련 조치들을 논의하기 위해 16일 실무회담에 착수하기로 했다.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이 13년 만에 재개되면 비핵화와 체제보장, 관계개선, 평화체제 구축을 맞교환하는 북미정상 4개 합의사항의 이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직접 성명을 발표해 "북미 양측이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숨졌으나 수습하지 못한 미군유해 5300구에 대한 발굴에 나서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에서 "7월 15일 미국 측 대표단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북한과 장성급 회담을 가졌다"며 "이번 회담은 싱가포르(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 약속을 실행하기 위한 목표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장성급 회담은 매우 생산적이고 협력적이었으며 확고한 약속을 회담결과로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유해송환은 북미정상회담 합의사항으로, 당시 채택된 공동성명 제4항에는 "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서 이미 수습된 유해들의 송환 문제를 포함, 다음 단계들을 조율하기 위한 북미 당국자들의 실무회담이 월요일(16일)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사-북한군 장성급 회담은 2009년 3월 이후 9년 4개월 만에 열린 것으로,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 쯤부터 약 2시간 동안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미군전사자 유해송환 관련 회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 대표단에는 공군 소장인 마이클 미니한 유엔군사령부 참모장이, 북측 대표단에는 미국과 같은 급(별 2개·북한 계급상 중장)의 인민군 장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공언했던 미군 유해 200여구가 송환되고 5300구에 대한 발굴이 시작되면 폼페이오 장관의 '빈손 방북' 논란으로 확산된 미국 내 회의론을 일단 잠재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