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기관 예산 2억달러 증가 … 가격보다 친환경·CSR 중요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제조달시장에 진입하려면 국제적십자사를 먼저 공략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코트라 스위스 취리히무역관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제적십자사는 분쟁지역 난민구호 활동을 하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자연재해지역 난민구호 활동을 하는 국제적십자연맹(IFRC)으로 구분되며 조달 규모는 연간 약 8억달러(9064억원)에 이른다.

또 국제적십자사는 매년 발생하는 긴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연간 총 예산을 매년 2억달러 이상 늘리고 있다. 2017년 기준 기관의 연간 총 예산은 약 18억달러로, 이중 약 45%가 물품 조달에 투입된다.


국제적십자사의 조달은 △긴급상황 발생 시 적용하는 지명입찰식 조달과 △구호활동에 상시 필요한 물품의 충분한 재고확보를 위해 조달하는 장기공급계약자체결 공개경쟁 입찰로 나뉜다. 조달구조는 나이로비(케냐) 암만(요프단) 뉴델리(인도) 베이징(중국) 마닐라(필리핀) 등의 지역사무소에서 입찰공고를 하고 계약체결을 하는 현지조달 방식과, 제네바 본부에서 각 지역사무소 수요를 조사해 입찰공고를 하고 계약체결을 하는 중앙 본부조달 방식 등 두가지가 있다.

취리히무역관은 "국제적십자사 조달은 최저가 낙찰이 아닌 지속성장가능성, 친환경, 경제·사회적 책임을 우선시하는 조달로 한국 중소기업 제품들이 저렴한 중국산, 동남아산 제품과 충분한 경쟁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실례로 국제적십자사에서 2016년 진행한 등유히터 입찰에서 한국산 등유히터 제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과 경쟁해 최종 낙찰됐다. 국제적십자사가 사용자의 안전 및 환경을 우선시해 입찰 평가에서 높은 평가점수를 받았다.

반대로 국제적십자사에서 2017년 진행한 담요 입찰에서 한국산 담요 제품이 10개 입찰참가 기업 중 가장 높은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기본사양을 충족하지 못해 수주에 실패하기도 했다.

난민구호활동에 필요한 주요 구호물품은 2년주기로 짝수년도에 입찰을 실시한다. 국제적십자사의 주요조달품목은 난민구호 활동에 사용되는 식량패키지, 음용수, 조리도구, 텐트, 타포린, 담요, 의류, 위생시설, 위생용품, 의족·의수, 에너지관련 장비, 의료용품 등이다.

패밀리텐트는 국제적십자사가 2년 주기로 장기공급계약 입찰을 공고하고 연간 약 7000~ 1만개를 조달한다. 타포린은 자연재해와 분쟁으로 난민 발생시 텐트나 피난처 공급이 불가능한 환경 및 지역에 임시피난처를 설립하는데 사용되며 연간 약 30만~40만개 조달을 한다. 태양광랜턴은 연간 약 30만개를 조달할 예정이며 공급업체는 긴급상황에 맞춰 48시간 내 선적 가능하도록 2만개의 재고를 상시 보유해야 한다.

국제적십자사는 긴급상황에 필요한 구호물품을 상시 보유하기 위해 2년 주기로 신규공급업체를 발굴하고 있으며 입찰공고는 해당 사이트(www.icrc.org/en/doing-business-with-icrc) 에서 확인 가능하다. 다만 지난 입찰정보는 삭제되기 때문에 수시로 관련 사이트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취리히무역관은 " 국제적십자사는 2년 주기 장기공급계약 외에도 단시간 공급업체를 발굴해야 하는 긴급상황이 자주 발생해 지명제한입찰제를 병행 운영하고 있다"면서 "공급업체를 3개사 선정해 가격 오퍼를 받고 바로 입찰을 진행하는 형태이며, 전체 입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지명제한입찰은 사전 밴더로 등록된 업체에게만 연락이 가기 때문에 국제적십자사에 밴더등록을 하는 것이 지명입찰정보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국제적십자사에 밴더등록을 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국제적십자사가 진행중인 입찰에 참가해 후보기업으로 선정되면 조달담당관으로부터 밴더등록 신청서를 받아 밴더등록을 진행한다. 둘째 국제적십자사의 주요조달품목 기술사양이 안내돼 있는 사이트를 참고해 관련품목 공급이 가능할 경우 코트라 취리히무역관을 통해 국제적십자사 밴더등록을 진행할 수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이재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