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극동 코레일테크 대표이사

정치인이나 특정인들은 가끔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단식을 한다. 올해 5월 한국당의 모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9일간 단식을 했다. 과거에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정치인들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단식을 수단으로 이용했다.

하지만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 단식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일정기간 단식을 하면 건강에 이롭다고 한다. 단식이 사람의 몸 속 장기 기관을 쉬게 하는 것과 동시에 몸속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시켜 몸을 건강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단식으로 사람의 몸속을 청소해주는 것이 어쩌면 얼굴과 몸을 씻는 것보다 더 필요할 지도 모른다.

청소, 사람의 마음도 움직인다

부산에는 부산만의 특이한 음식이 많다. 동래파전이나 꼼장어구이, 부산어묵은 다른 도시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밀면이나 돼지국밥은 부산지역만 있다. 그렇다고 다 장사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부산역 앞 건너편 약간 외진 곳에 있는 돼지국밥집은 입지는 좋지 않은 곳이지만 평일에도 손님이 꾸준히 있다. 이 식당에 들어서면 다른 식당에서 볼 수 없는 커다란 모니터를 볼 수 있다. 주방의 구석구석이나 요리하는 모습을 CCTV로 비추고 있다. 손님들에게 주방을 공개해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과 조리장면을 보여준다. 신뢰를 쌓게 해 손님을 끄는 전략인 것이다. 청소정리를 마케팅에 사용한 좋은 사례라 하겠다.

비슷한 예로 높은 가맹비와 월세, 임금 때문에 경영이 어렵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편의점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도 어쩌면 잘 정돈된 매장과 깨끗한 이미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편의점은 일반 소매 슈퍼마켓보다 조금 비싸다. 그런대도 손님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입지가 탁월하기도 하겠지만 역시 ‘정돈과 청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청소와 정리는 단식처럼 건강을 지킬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움직인다. 이 때문에 아주 좋은 마케팅 기법도 될 수 있다. 음식점엔 특히 더 잘 맞아떨어진다. 지난번 한 TV 프로그램에서 ‘중국집 매출을 올리려면 배달용 오토바이를 깨끗이 닦고 배달 종업원 복장을 깨끗하게 입히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배달이 많은 중국집은 식당 홀보다 배달용 오토바이와 배달 종업원의 이미지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최근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가보고 싶은 장소로 찜질방과 전통한옥에 이어 고속버스터미널을 선택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아마도 잘 정리된 식당가와 더불어 깨끗한 화장실 덕분이 아닌가 싶다. 외국여행을 처음 가서 화장실 입구에서 돈을 받는 곳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우리나라 고속버스 휴게소의 화장실은 정말 깨끗하다.

우리 회사는 이달부터 코레일이 운영하는 전국 철도역사구 청소 업무를 시작했다. 새 사업을 시작하다보니 요즘 머릿속은 온통 청소 생각뿐이다. 어떻게 하면 더 깨끗한 철도역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승객들을 기분 좋게 할 것인가? 또 어떻게 하면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로 철도역을 선택하도록 할까?

깨끗한 철도역, 기분까지 좋아져

온종일 청소 생각을 하다 보니 청소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철도역 화장실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쓰레기통을 뒤져보기도 한다. 사람들을 만나면 자연스레 철도역 어디가 지저분하다고 여기는지 묻게 된다. 그러다 보니 모든 서비스 품질의 출발은 정리정돈이고 청소라는 생각까지 든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를 제일 잘하는 직원들이 있는 코레일테크가 대한민국 철도역을 반짝반짝 빛나게 만들 것이다. 그래서 철도역을 찾는 모든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고 싶다. 폭염으로 종종 빚어진 철도 지연에도 승객들이 깨끗한 철도역 덕분에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반극동 코레일테크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