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에세이 교실 지음 / 자유토론 / 각권 1만2000원

#오랜만에 소나기가 내렸다. 저녁부터 내렸는데 도무지 그칠 것 같지가 않았다.
아이고…… 내일 등굣길이 쑥대밭이겠구만.
걱정이었다.
소나기에다 천둥 번개까지 덩달아 소란을 피워 댔다. 밤에 멋진 음악회가 열린 듯 비와 천둥 번개는 계속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어머니께서는 컴퓨터를 끄라고 하셨다. 벼락 맞을까봐 걱정이 되셨던 모양이다. 얼른 전원을 차단시켰다. 그리고 몇 개의 촛불을 집 안 곳곳에 켜 두었다. 촛불 앞에서 일을 하려니까 이상하게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30만원짜리 무선 전화기가 기어코 벼락을 맞아 쓰지 못하게 되었다.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하늘은 어떤 표정을 짓고 나를 쳐다볼까.

출판사 자유토론이 펴낸 ‘일기는 어떻게 써요?’라는 책에 실린 한 초등학교 5학년생의 일기다. 동심이 드러나는 문장들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이 책은 어린이들이 쉽게 일기 쓰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일기란 어떤 글일까요?’ ‘일기는 어떻게 써야 할까요?’ ‘일기를 쓸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요?’ ‘일기의 종류: 그림 일기/학습 일기/관찰 일기/생활 일기/감상 일기/동시 일기/기행문 일기/편지 일기/기타’의 목차로 구성돼 있다.

해당 목차마다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과 함께 또래 친구들의 일기들이 실려 있다. 마치 한 어린이가 처음 일기를 써야 할 때의 막막함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친구들의 일기를 읽으면서 어린이는 일기를 어떻게 써야할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법하다.

‘일기는 어떻게 써요?’는 전13권으로 구성된 어린이 에세이 시리즈의 1권이다. 뒤를 이어 설명문, 관찰 기록문, 동시, 생활문, 동극·희곡, 기행문, 논설문, 편지글, 동화, 웅변·연설문, 독서감상문에 대한 책들이 이어진다. 마지막 13권은 원고지 사용법을 주제로 했다.

각권의 맨 앞 ‘이 책을 내면서’를 통해 저자는 “좋은 생각이 담긴 글을 많이 읽고, 좋은 생각을 많이 해 보며, 좋은 생각을 글로 표현해 보는 것, 어린이들에게 그것만큼 소중한 것은 다시 없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가벼운 마음으로 어린이 에세이 시리즈를 한 권씩 읽어 나가다 보면 어린이들은 어느새 다양한 장르의 글과 친숙해질 법하다. 많이 읽은 만큼 각 분야별 글쓰기가 조금은 쉬워지지 않을까.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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