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유동성 취약한 신흥국에 충격 집중"

국내 증시 터키발 충격에 하락세로 출발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외환유동성이 취약한 신흥국의 경우 큰 충격이 예상된다.

13일 국내 증시는 터키발 충격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터키발 충격에 하락 출발 =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터키 리라화 급락의 여파로 하락출발한 뒤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16.36p(0.72%) 내린 2266.43으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9시 43분 현재 2265.75를 기록하며 17.04p(0.77%) 떨어진 채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종목을 774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순매도세를 확대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2p(0.52%) 내린 780.69로 개장한 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9시 45분 현재 774.25로 10.56p(1.35%)하락폭은 더 커졌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118억원, 88억원 순매도세를 보이며 매도금액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증시 하락은 터키발 외환위기 우려때문으로 분석된다.


터키 은행규제감독기구(BDDK)는 이날 터키 은행과 외국인 간의 스와프, 현물, 선물환 거래를 은행 지분의 50%까지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터키와 미국 간 갈등이 부각되며 터키 리라화 가치가 지난 10일 하루 만에 20% 넘게 급락한 데 따른 조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로 상승했다. 지난주 후반 불거진 터키발 리스크가 전이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위험자산 기피심리가 자극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1원 오른 1132.0원에 개장한 뒤오전 9시 50분 현재 달러당 1131.00원에 거래되며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원 상승한 채 거래되고 있다.

◆신흥국 투자심리 약화 = 터키 리라화 폭락 등 지난주 후반부터 불거진 터키의 외환위기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외환유동성이 취약하고 미국과 갈등 중인 신흥국들에 충격이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터키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2배 부가하면서 지난주 터키 리라화가 폭락했다"며 "게다가 미국의 러시아 추가 제재 가능성에 루블화가 급락하고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국채 금리 상승으로 연결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상당기간 계속될 터키의 외환위기 이슈는 연결된 유럽 은행의 부담을 높이고 당분간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약화시키며 신흥국 자산의 가격을 하락시킬 것"이라며 "특히 카자흐스탄, 이란과 같이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높은 단기부채, 넉넉하지 못한 외환보유고 등 외환유동성이 취약한 가운데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신흥국가들이 집중적으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신뢰할만한 정책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터키의 외환위기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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