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문3동 통합복지팀

서울 도봉구가 폭염피해를 줄이기 위해 마련한 대책이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했다. 동주민센터 단위로 홀몸노인 안부를 챙기던 중 폭염피해로 의식을 잃은 주민을 병원으로 이송, 불의의 사고를 막았다. 



14일 도봉구에 따르면 쌍문3동 통합복지팀은 차상위계층 홀몸노인 100여명을 대상으로 전화와 가정 방문을 통해 폭염상황을 안내하고 폭염예방법과 무더위쉼터 정보를 제공해오고 있다. 지난 6일 리 모(91)씨가 평소와 달리 전화를 받지 않자 집으로 향했다. 통풍도 잘 되지 않은 집에서 선풍기 한 대로 여름을 나던 주민이다. 수차례 초인종을 눌러도 잠시 인기척만 있을 뿐 현관문이 열리지 않자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 열쇠업체에 연락했다. 방안에는 물이 흥건했고 노인은 의식을 잃은 채 침대에 누워있었다. 호흡 심장박동을 확인하면서 바로 119구급대에 신고, 응급실로 이송했다.

리씨는 당시 열이 38도에 달했고 담당의사는 위급한 상태라는 진단을 내렸다. 공무원들은 가족들에 연락해 상황을 전했고 밤 11시쯤 지방에 사는 가족들이 도착할 때까지 병실을 지켰다. 노인은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했지만 13일까지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병원측은 심각하지는 않지만 치매증세가 보인다고 진단했고 구에서는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혼자 거주하기 어렵다고 판단, 퇴원 후 머무를 수 있는 시설을 알아보고 가족들에 소개했다. 가족들은 가까운 노인전문병원으로 노인을 모셔갔다. 구 관계자는 "거동이 어려운 홀몸노인은 동 통합복지팀에서 좀더 관심을 갖고 자주 방문하고 있다"며 "늦지 않게 발견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도봉구는 폭염이 본격화된 뒤 지난 1일부터 특히 더위에 약한 노인들을 위해 지역 내 복지시설을 방문, '찾아가는 폭염대비 특별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사례를 들어 폭염 대비 행동요령이나 화재 등 각종 재난·안전사고 대처요령 등을 익히도록 하는 맞춤식 교육이다. 특히 야외활동을 하다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이나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수칙을 집중적으로 전한다. 폭염특보가 발령될 때는 동주민센터와 구청 내 빈 공간을 야간 무더위쉼터로 개방한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올해 급작스럽게 찾아온 폭염에 무방비상태에 놓인 주민들이 많다"며 "여름이 끝날 때까지 모든 주민들이 건강하게 폭염피해를 입지 않도록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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