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 크리스텐슨 지음 / 김태훈 옮김 / 세종서적 / 1만6000원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23년 전 파괴적 혁신이론을 주창하며 기업 경영자들에게 "기존 사업방식에 익숙해 지지 말라"고 경고했다. 인터넷이 태동하던 시기 전 세계의 파괴적 변화를 예상하며 주장한 이론이다.

당시 그는 "선도기업들은 대체로 기존 고객들을 유지하기 위해 더 좋은 성능을 개발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테크놀로지 세계에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이익을 얻을 수 없는 혁신적인 기술에 과감하게 투자를 하는 '파괴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괴적 혁신 이론은 어떤 기술이나 제품이 파괴적 혁신이라고 판단하기보다 존속적인 경로를 선택할 것인지, 파괴적 경로를 선택할 것인지에 관한 전략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이론은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제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기 위한 혁신 전략, 강력한 성공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렸던 크리스텐슨의 핵심적인 글들을 모은 이 책은 파괴적 혁신 이론이 처음 소개된 글에서부터 이 이론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주요 전환점을 되짚어보고 미래에 대한 전망까지 살펴보는 11편의 글을 수록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복사기 업계를 지배하던 제록스가 개인과 소규모 조직에 적합한 소형 복사기를 개발한 캐논에게 패한 일, 한때 엄청나게 매장을 늘렸던 시어스가 월마트에게 밀린 것, 단순한 미니컴퓨터의 등장을 신경 쓰지 않았던 IBM이 애플에게 시장을 빼앗긴 사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또 우버 택시의 예를 통해 파괴적 혁신의 적용 문제를 논한 최근의 논문 등 다양하고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좋은 기업들에 나쁜 일이 생기는 이유를 밝히는 파괴적 혁신의 위협을 설명하며 파괴적 혁신이 가능한 조직구조를 구축하는 방법, 마케팅 부진의 원인과 해법, 재무적 수단이 혁신역량을 어떻게 저해하고 있는지 등을 알려준다. 이와 함께 경영자들이 쉽게 간과하거나 오해하는 것들을 짚어주고, 어떤 사업이 파괴적 혁신에 해당하지 않는지에 관한 최신의 연구까지 소개함으로써 파괴적 혁신을 올바르게 적용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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