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탓 채소류 등 '들썩' 시금치 128%·배추 71% ↑… 추석 물가관리 비상

8월 소비자물가가는 11개월째 1%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하지만 사상최대 폭염의 영향으로 채소류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다. 정부는 추석명절을 앞두고 생활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4%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작년 9월 2.1%에서 10월 1.8%로 낮아진 이후 11개월째 1%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행의 올해 소비자물가 목표치가 2%인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품은 1.3% 올라 전체 물가를 0.59%p 높였다. 특히 국제유가 오름세 영향으로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2.0% 뛰며 전체 물가를 0.52%p 끌어올렸다. 경유가 13.4%, 휘발유가 11.0% 올랐다.

폭염 탓에 농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7.0% 올라 전체 물가를 0.33%p 올리는 효과를 냈다.

다만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8.9% 내렸다. 7∼8월 누진제 구간 조정에 따른 한시적 효과로 전기료가 16.8% 하락한 영향이다. 8월 소비자물가에는 7월 전기요금 조정분이 반영됐다. 8월 조정 효과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나타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폭염 대책으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1·2구간 상한선을 각 100㎾h(킬로와트시)씩 올렸다.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해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1.3% 올랐다.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는 3.2% 상승했다.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0.9% 상승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난달 폭염 영향으로 농산물을 중심으로 물가가 상승했지만 전기료 누진제 구간 조정에 따른 한시 효과로 소비자물가는 1%대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3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9월 24일) 물가가 불안하다.

특히 쌀(33.4%), 고춧가루(44.2%), 수박(31.1%), 복숭아(29.0%), 무(24.4%), 시금치(22.0%) 등이 크게 올랐다. 전달(7월)과 비교하면 채소 가격은 무려 30.0%나 올랐다. 2016년 9월 33.2%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전달과 비교했을 때는 시금치(128.0%), 배추(71.0%), 무(57.1%), 파(47.1%), 상추(40.5%), 양배추(85.5%) 등이 크게 올랐다.

정부는 배추와 무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자 배추 3000t과 무 1000t을 긴급 수매해 도매시장에 집중적으로 방출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29일부터 추석 전까지 매일 배추 100t과 무 30t을 전국 500여 개 농협 매장에서 시중가보다 40∼60% 낮은 가격에 파는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추석 성수기간에는 김치 할인 판매도 마련한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성홍식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