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비핵화-평화체제 협상 출발점 될 것"

비핵화 완료 시점 제시 … "2021년 1월내 목표"

미국이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축하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간 근본적 관계 전환을 위한 협상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 간 비핵화 협상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될 수 있는 한 빨리 시작하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북측이 이에 응해 '빈 채널'이 가동되고 다음주 북미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되면 2차 북미정상회담의 10월 개최가 가시권에 들어올 전망이다. 남북 정상이 19일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이 기폭제로 작용,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양대 축으로 한 북미협상이 본궤도에 올라 한반도 정세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관련 성명을 발표해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평양에서의 성공적 회담 결과에 대해 축하의 뜻을 전한다"면서 '빈 협상'을 공개 제안했다.

남북 정상의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한시간 만인 이날 오전 0시쯤 트럼프 대통령의 환영 트윗과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는 오전 발언에 이어 북미협상을 총괄해온 폼페이오 장관이 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인정하며 북미협상 개시를 공식화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김 위원장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향한 조치 차원에서 이미 발표한 대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미국과 국제 사찰단의 참관 속에서 영구폐기하는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결정을 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FFVD가 김 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내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에서 "이같은 중요한 약속들에 기반해 미국은 북미 관계를 전환하기 위한 협상에 즉각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오늘 아침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외무상을 다음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 나와 리 외무상 모두 이미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기로 돼 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북한의 대표자들에게 요청했다"며 IAEA 본부가 위치한 상징성이 있는 빈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에 가동될 '빈 채널'과 관련, "이는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는 한편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표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합의사항을 구체화함으로써 북미간 70년 적대관계 청산을 종착지로 비핵화와 평화체제 프로세스에 본격 들어가겠다는 청사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간 대화국면 급전환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We will be)"이라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4차 친서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요청했고, 백악관은 이에 대해 조율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2차 회담 추진을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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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한면택 특파원 ·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