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안 착공" 에 기대감 높아져 … 북미관계 개선 여부가 관건

건설업계가 남북경협 재개에 대해 환영의 뜻과 함께 조속한 이행을 주문하는 등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남북 정상이 '올해안 착공'을 못 박음에 따라 선언적 의미가 강했던 4.27 판문점선언 때보다 더 기대하는 모습이다.

대동강 수산물 식당에서│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 특별수행단이 19일 저녁 북한을 대표하는 식당 중 하나인 평양 대동강구역 '대동강 수산물 식당'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만찬에 앞서 실내 수조를 둘러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연합회)는 19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진심으로 환영·축하한다"며 "본격적인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남북 건설 경제교류가 활성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남과 북이 올해 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내 착공을 명시함으로써 4.27 선언보다 한단계 더 나아갔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그간 건설업계는 4.27 선언이후 대북 TF팀을 구성하는 등 준비를 갖춘채 사태추이를 주시하고 있었다.

현재 공사가 진행될 구체적인 노선은 동해선, 경의선 철도 및 고속도로 사업으로 예상된다.

동해선은 부산~강릉~함흥~청진~나진 및 러시아 하산을 거쳐 러시아횡단철도와 이어지는 노선이다. 2014년 나진~하산 구간은 연결됐다. 반면, 남측구간은 2005년 제진~군사분계선구간이 연결돼 현재는 강릉~제진(104.6㎞) 구간만 미개통으로 남아있다. 올해안에 이 구간공사를 착수하겠다는 얘기다. 사업비는 약 2조349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의선은 도로공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의선 철도는 이미 문산~개성 구간이 2004년 연결돼 2007, 2008년 화물열차가 운행한 경험이 있다. 이에 따라 경의선 철도는 남측구간보다는 북측구간에서 공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의선 문산~개성구간 고속도로는 11.8㎞ 길이로, 사업비는 약 5179억원으로 추정된다.

그간 남북 양측은 4·27 판문점선언 이후 철도연결을 위한 사전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다. 7월 20, 24일 이틀간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 연결구간에 대해 공동점검을 실시했다.

문제는 UN대북제재다. 교육 문화 의료 등 제한적인 분야에서만 협력사업이 허용될 뿐, 대부분의 경협사업이 제한받고 있다.

당장 남북 양측이 각자 지역에서 진행하는 공사에 대해서는 미국이나 UN이 트집잡지 못하겠지만 남북을 연결하거나 북측으로 공사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허락이 필요하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UN제재로 한계가 있지만, 공공부문 SOC 등에 있어서는 예외조항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및 러시아가 참여한 일부 대북사업이 예외적으로 인정받고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만약 미국의 이해를 구하지 못한다면 우리도 UN제재망을 피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정상화와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키로 한 것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사업들 역시 북미관계 개선여부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만약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서해쪽에는 남한 기업들이 입주하는 산업단지 형태의 경제특구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동해 방면에는 금강산 관광지와 연계된 관광중심 특구가 구상될 전망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철도, 도로공사 착공은 물론, 서해경제공동특구와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사업도 조속히 이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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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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