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월 빅딜' 추진 예고 … 종전선언-영변핵시설 폐기·사찰 교환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에 발맞춰 미국과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과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주한미군에 영향없는 종전선언과 영변핵시설 폐기, 국제사찰을 동시 추진하는 새로운 빅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북미대화 및 비핵화와 관련해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과 별도로 북미간 막후접촉도 계속돼 왔으며 서로에게 필요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혀 연내 빅딜을 적극 추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9월 평양 공동선언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비핵화와 평화체제, 새 관계구축을 가속화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대로 김정은 위원장이 원하고 있다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과 2차 북미정상회담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소 느리고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꾸준한 진전을 보고 있으며 서로에게 필요로 하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나는 북한에 있는 나의 카운터파트들과 자주 대화했다"면서 "언론에 보도되지는 않았는데 우리가 그렇게 조용히 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남북대화와는 별도로 북미 막후접촉도 계속돼 왔음을 공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48시간에 걸쳐 성공적인 대화(engagement)를 했다"며 "우리는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현장을 검증하는 또다른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것은 잘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미관계에 대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사이도 좋다"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런 언급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단둘만의 합의로 평양 공동선언을 내놓은 게 아니라 양측이 서로 미국과 사전 조율이나 물밑 접촉을 통해 삼각 협의로 해법을 찾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주 뉴욕에서의 한미정상회담과 북미 외무장관 회담, 북한 미사일과 핵프로그램에 대한 IAEA 국제사찰 방안을 논의하려는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북미접촉 등을 거쳐 9월 말이나 10월 초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다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폼페이오 4차 방북에서 북미가 빅딜에 잠정합의하면 이르면 10월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워싱턴 백악관으로 초청해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갖고 빅딜을 타결 지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새로운 북미간 빅딜로는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종전선언을 하고 남북협력사업으로 대북제재도 일부 완화해주며, 북한의 현재핵을 포기하는 영변핵시설의 영구폐기와 국제사찰을 거의 동시 이행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어 트럼프 첫 임기인 2021년 1월 20일 이전에 과거의 핵능력까지 비핵화하는 타임테이블을 결정하고 평화협정 협상 착수 등 상응조치를 취하는 방안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하루 전 성명에서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환영을 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간 근본적 관계 전환을 위한 협상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 간 비핵화 협상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될 수 있는 한 빨리 시작하자고 북측에 제안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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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한면택 특파원 ·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