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한미정상회담서 김정은 의지 전달

"비핵화, 북 내부서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공식화"

문재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의 핵 포기는 북한 내부에서도 되돌리 수 없을 만큼 공식화됐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조기에 만나 비핵화를 조속히 끝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등 미국의 상응조치와 함께 2차 북미회담의 장소와 시기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를 벌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북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와 성공을 기원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6.12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5월 22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던 두 정상은 4달 만에 이날 다시 만났다. 문 대통령이 최근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9월 평양 남북공동선언'을 합의한 후 6일만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원 덕분에 평양에 다녀왔다. 남북 간 좋은 합의를 이뤘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도 진전된 합의가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께 전해 달라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평양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김 위원장과 논의한 내용을 공유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구축, 미북 간의 대화와 2차 미북정상회담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이 직접 전 세계 언론 앞에서 비핵화 의지를 직접 밝히고 내가 15만 평양 시민 앞에서 김 위원장과 한 비핵화 합의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정상회담 이후 공동선언에 담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할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가 별도로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선행조치 계획을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머지않아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협상타결에 대한 큰 열정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2차 정상회담 방식 및 장소와 관련해선 "1차 회담과 비슷한 형식으로 열릴 것"이라며 "아마 (싱가포르가 아닌) 다른 장소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고, 김 위원장과 북한 주민은 잠재력이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관계는 매우 좋고, 사실 어떤 측면에서는 특별하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보겠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두 정상이 1시간 25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종전선언, 2차 미북회담의 장소와 시기 등에 대해 깊은 의견을 나눴다"면서 특히 북한이 요구하는 비핵화 선행조치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가 북미관계의 순항으로 이어질지는 이후 북미회담의 준비과정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과 의제협의에서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이 반영된다면 한반도 비핵화 논의는 한층 진전된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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