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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4차산업혁명과 특허심판제도 변화

등록 : 2018-10-02 08:37:31

고준호 특허심판원장

삼성-애플 간 첨예한 특허분쟁으로 특허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졌다. 기존에는 특허를 받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특허권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행사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허심판은 특허권자와 이해관계자(침해자로 의심받는 사람) 사이의 특허권에 관한 다툼을 해결하는 기능을 한다. 예를들어 이해관계자가 특허권자의 특허무효를 주장하는 무효심판과 특허권자가 이해관계자의 생산·판매 중인 물건이 자신의 특허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주장하는 권리범위확인심판이 있다.

특허분쟁 사안에 따라 심판·재판으로 결론을 지어야 하는 사건도 분명히 있다. 그런데 만약 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분쟁 당사자 간 원만한 해결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더 있다면 어떨까.

조정제도는 전문지식을 가진 조정위원이 중립적 위치에서 서로의 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타협안이 도출되도록 분쟁을 종결하는 제도이다. 조정절차가 신속하게 마무리되고 별도의 조정신청 비용이 필요하지 않으며, 소송과 달리 양 당사자가 만족할 수 있는 타협안을 도출할 수 있다.

소송 당사자 윈윈방안 법률개정 추진

위와같은 조정제도 장점을 심판에 도입하는 것이 심판·조정 연계 제도이다. 특허심판을 청구한 사건 중에서 당사자의 합의 가능성이 큰 사건 위주로 조정에 회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당사자 간 첨예한 대립구조로 심판·재판을 진행하는 대신 심판 초기에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조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분쟁 리스크의 최소화가 가능하다.

조정이 성립하면 굳이 특허심판이나 소송의 장기간 다툼없이 분쟁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어 양 당사자가 모두 윈-윈 할 수 있을 것이다. 위 제도를 반영한 법률개정안이 올해 3월 국회에서 발의되어 논의 중이다.

아울러 특허심판에서 증거를 신속히 제출하여 심판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적시제출주의 도입을 추진 중이다. 분쟁기간이 장기화되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은 그 기간을 견디어 내기 어렵다.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닐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특허분쟁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심판-조정연계제도와 적시제출주의 도입은 기업이 신속하게 분쟁에서 벗어나 기술발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하리라 기대한다.

특허심판은 첨단기술과 특허법 지식이 필요한 전문분야이므로, 분쟁 당사자는 대부분 대리인을 선임하여 분쟁에 대처한다. 대리인의 도움이 필수적이나 영세사업자나 소기업 등 경제적 약자는 대리인 선임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지난 5년간 경제적 약자의 심판사건 중 대리인이 없는 사건은 연평균 373건에 달한다. 따라서 경제적 약자에게 최소한의 방어권을 보장하고자 당사자 신청에 따라 대리인을 선임해주는 특허심판 국선대리인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또한 국선대리인이 선임된 당사자에 대하여 심판수수료도 고려해 경제적 지원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대부분 행정심판에서 이미 국선대리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바, 특허심판에도 조속히 도입될 필요가 있다. 이를통해 경제적 약자가 특허분쟁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선대리인제도 조속히 도입해야

첨단기술이나 현장지식이 필요한 분야의 사건에 대하여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전문심리위원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특허심판원에 근무하고 있는 100여명의 심판관은 오랜 기간의 심사·심판 경력을 가진 최고 전문가이다.

하지만 더욱 충실한 심판을 진행하고자, 4차산업혁명 시대 기술발전에 대응하여 일부 사건에 대해서 전문가 의견을 참고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다.

괴테의 명언 중에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마지막 단추는 끼울 구멍이 없어진다’는 말이 있다. 특허심판은 분쟁의 출발점이 되는 만큼 특허심판원에 대한 국민의 기대 수준이 높다. 특허심판원은 앞서 설명한 심판-조정 연계제도, 특허심판 국선대리인 제도 도입 등을 통해 특허심판제도를 혁신하고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고준호 특허심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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