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상징하는 선열들의 민족 자주정신 평화적 통일로 승화시켜야

헌법에 따라 대통령과 정부 국회 우리 국민 누구나 평화통일의 의무

민이 주인되는 사원주주형 창업으로 경제 일자리 어려움 극복해야

평화는 대한민국의 필요조건이고 번영은 대한국민의 충분조건입니다.

지난 65년 동안 우리는 휴전 상태로 살고 있었습니다. 일제 식민통치의 두배에 가까운 세월입니다.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이 긴 기간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휴전상태에서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까지 가는 길의 첫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한반도에는 또 몇십년 동안 준 전시상태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지금 남 북 미에는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이 대다수이지만 이를 거부하는 세력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역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외세 의존적이거나 강대국 중심의 패권주의적 사고방식을 고집하는 사람들입니다.

572년 전 1446년 세종대왕은 위대한 민족의 유산인 한글을 반포하였습니다. 당시 한자가 아닌 새로운 문자 창제는 사대주의에 반대하고 민족의 자주적 입장을 천명하는 혁명적인 일이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이런 자주정신은 1919년 3.1운동에서 자주독립선언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정신을 계승하여 그 해 4월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었습니다.

한글은 우리 민족 자주독립의 상징입니다. 한글날을 맞아 우리는 선열들의 자주정신을 한반도 평화적 통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우리 헌법 전문은 이렇게 명시하고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구체적으로 헌법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했고, 헌법 제66조 3항은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대통령이나 정부 국회, 그리고 우리 국민은 누구에게나 평화통일의 의무가 있습니다.

내일신문은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처럼 분권에 기초한 중립국 형식의 남북한 평화통일이 우리의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그 길은 남북 사이의 갈등과 동북아의 긴장을 완화시킬 것입니다. 남북한이 합의한 6.15선언은 '남북연합'과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제시했습니다. 이 제안이 이루어지도록 대통령과 정부와 국회가 역할을 다 할 것을 촉구합니다. 사실상 지난 65년 동안 대통령과 정부 국회는 그 역할을 소홀히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 대한국민은 북미협상의 중재자를 넘어서야 합니다. 북미협상의 촉진자로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남과 북, 그리고 미 중이 함께하는 평화협정의 제안자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과 대한국민이 앞장서서 이번 기회에 평화통일의 기초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래야 선열들과 후대에 부끄럽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평화입니다. 그래야 민족의 번영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평화와 번영은 남과 북 모든 국민들이 함께 누려야 합니다. 의식주 생활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면 번영이라 할 수 없습니다. 북쪽은 먹는 문제, 식(食)이 가장 큰 고민이고 남쪽은 사는 문제, 주(住)가 핵심 과제입니다. 북은 김일성시대부터 '이밥에 고깃국'을 이야기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기회에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먹는 문제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 번영의 단초를 마련해야 합니다.

남은 토지 공공성을 뿌리내려 공공임대주택과 유럽형 토지임대주택으로 '반값 아파트'를 실현해야 합니다. 주거문제를 해결해야 번영이라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 문제도 심각합니다. 문재인정부의 성공은 주거와 일자리 문제 해결에 달려 있습니다.

일자리 문제는 '민이 경제의 기반'이라는 원칙을 확고히 해야 풀립니다. 민이 주인이 되어 자주의 정신을 실현하는 사원주주형의 창업이 해결책입니다. 사원주주형 기업은 직장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시스템입니다. 특히 21세기 4차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걸맞는 형식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정보통신산업도 사원주주형으로 탄생했습니다. 사원주주를 통해 분단과 독재의 기형아인 재벌체제를 극복하고 중소 혁신기업 중심의 새로운 고용 생태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글날을 맞아 남과 북 8000만 겨레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모색하고 민족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합니다. 한글의 민족자주 정신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합니다. 내일신문이 8000만 겨레와 함께 하겠습니다.

장명국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