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노출될 위험 커져 … 신중한 대응 필요

미국 증시 급락 영향으로 11일 장 초반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7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32% 내린 4만4250원에 거래되는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이 모두 줄줄히 하락하고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가에 반영되었던 기대감은 빠르게 반납됐고 기술적 지표 상으로 투자 심리는 '공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격적 저가매수 보다는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그동안 낙폭 과대 모멘텀주에 대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저점 대비 강한 반등세를 보였지만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었고 일부 종목의 경우 공매도 거래량이 급증했다. 정 연구원은 "추가 낙폭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투매로 인한 낙폭을 회복하기까지는 2~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며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현 시점에서 우려되는 점은 코스닥 시장에 쌓여 있는 신용융자잔고 주식이다. 주가가 더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의 가능성도 커진다.

김영한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코스닥 신용융자잔고 청산은 20일, 60일 이동평균선이 동반 하락할 때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2015년 이후 KOSDAQ 하락 사례 (2015년 8월, 2016년 10월, 2017년 6월)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된 결과다. 지난 2일부터 20일, 60일 이동평균선이 동반 하락하기 시작했다. 반면, 코스닥 신용융자잔고는 8월 이후 5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 5000억원에 대한 '빚 독촉'이 조만간 쏟아질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이에 따라 코스닥 신용융자잔고가 축소되는 과정에서 지수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신용융자잔고가 많이 쌓여 있는 종목들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변동성에 노출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말까지 코스피 약세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이어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코스피 기업이익의 하향조정도 뚜렷해지고 있다"며 "특히, 원달러 환율이 박스권 상단(1135원)을 넘어서며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심화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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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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