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상승, 기술주실적 불안감 …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우려 겹쳐

미국 증시가 대폭락했다. 신흥국 증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승승장구하던 미국마저 폭락세를 보이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부담과 기술주들의 실적에 대한 불안감,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우려가 겹치며 폭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미국 주식시장마저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님을 시사하며 글로벌 경기에 부담주는 변수들에 영향을 받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2.45p(2.35%) 내린 2176.16로 장을 시작한 이후 오전 9시 30분 현재 2180.87에서 전일대비 47.74p(2.14%)하락한 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은 677억원, 508억원 순매도 중이며 기관만 1188억원어치 사들이며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은 27.28p(3.65%) 내린 720.22로 시작한 후 오전 9시 30분 현재 727.60으로 전일대비 19.90p(2.66%)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1096억원 순매도중이다.

지난밤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3.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3.29%), 나스닥 지수(-4.08%) 등 주요 3대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지난 2월 초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2016년 6월 24일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큰 하락세다. 이날 유럽 주요국 증시 또한 일제히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 하락 원인에 대해 미국 기업의 실적과 경제 변수 등 펀더멘털 변수가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시장은 미국 10년물 채권금리가 3.2%선으로 레벨업됨에 따라 금융시장은 모기지금리, 자동차 대출금리, 학자금 대출금리 등 실물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반영해나갈 전망"이라며 "시장금리 상승으로 지난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저금리 혜택을 누려왔던 기업들의 이자를 포함한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장기화 조짐과 스파이칩 사태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중국이 애플과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버뿐만 아니라 미국의 통신업체 서버에도 스파이칩을 심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가의 중국산 부품을 구입했던 미국 IT기업들이 보안 및 서버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애플(-4.63%), 아마존(-6.15%), 엔비디아(-7.48%), AMD(-8.22%) 등 기술업종이 급락했다.

한지영 케이프 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3차 관세까지 부과한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스파이칩 사태와 맞물리면서 장기화될 경우 수입관세 비용 상승 및 해외 매출 부진 우려가 향후 미국 기업들의 실적 부담 우려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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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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