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완 외 지음 / 사계절 / 1만6000원

백과사전인데 누구나 참여해 만들 수 있다. 백과사전인데 누구도 소유하지 않는다. 참여한 모두가 동등한 발언권을 갖는다. 참여한 사람들은 아무런 대가도 보상도 바라지 않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전은 바로 '위키백과'이다.

종이로 출판되던 대부분의 백과사전이 존재감을 잃은 지금, 위키백과는 널리 읽히고 지속적으로 갱신되며 지식의 출적과 유통에 공헌하는 유일한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설립 취지나 참여 주체, 운영방식, 검증시스템 등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 책은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영국의 저널리스크 폴 메이슨은 '포스트 자본주의: 새로운 시작'에서 네트위크로 연결된 개인들이 정보기술을 활용해 가격이 매겨지지 않은 무한한 양의 정보를 생산하는 것을 자본주의 이후 사회의 큰 특징으로 보았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로 위키백과를 들었다.

그러나 전문성 부분에서 그 신뢰도를 의심받아 왔다. 전문가들이 항목을 선별하고 일정한 형식과 체계에 따라 집필하던 전통적인 백과사전과 달리, 위키백과는 불특정 다수가 익명성을 유지한 채 자신이 백과사전에 등재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항목을 각자 알아서 집필해가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위키백과가 전통적인 백과사전이나 다른 매체가 지니고 있는 오류와 비교할 때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은 수준임이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됐다. 또 위키백과는 '최근 바뀜' '역사보기' '토론'이라는 웹사이트 구성이나 편집 방식을 둬 보완을 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어 워키백과 사용자들이 만든 비영리단체인 한국위키미디어협회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공저자 진주완, 정 철, 류 철은 초창기부터 활동한 위키백과 편집자들이다. 이 책을 통해 위키백과의 안정적 성장과 온라인 상 집단지성의 힘을 주목하게 될 것이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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