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피해 10명 이상 20건

정상 설치·작동 고작 1건

주승용 의원 "설치 확대"

최근 5년간 발생한 인명피해 10명 이상 대형화재 중 95%가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을 확대하고, 작동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근 5년간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1504명으로 매년 평균 250영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며 "특히 재산피해가 50억원 이상이거나 인명피해가 10명 이상인 대형화재 50건 중 95%인 19건이 스프링클러가 미설치 또는 미작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주 의원에 따르면 2014년 2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전남 장성군 요양병원 화재, 지난해 12월 29경의 사망자가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그리고 올해 1월 3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의 공통점은 모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올해 초 1100여명이 입원해 있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불이 났지만 사상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때는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해 불길과 연기가 퍼지는 것을 막았다.

스프링클러는 화재 초기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소방설비다. 최근 대형 화재사고들은 대부분 스프링클러가 없어 초기진화에 실패, 인명피해가 커졌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주 의원은 또 스프링클러 중에서도 '습식'을 설치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프링클러는 습식과 건식, 준비작동식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대부분 건식과 준비작동식이 설치돼 있다. 습식은 평소 헤드와 연결된 배관까지 물이 차 있어 화재발생 즉시 반응한다. 세브란스병원에 이 습식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다. 반면 건식과 준비작동식은 화재가 감지되면 헤더까지 펌프로 물을 끌어올린 뒤 화재를 진화하는 방식이라 습식보다 시간이 더 소요된다. 올해 3월 화재가 발생해 9명의 사망자를 낸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준비작동식이다. 주 의원은 "인천 남동공단 화재의 경우 발생 4분 만에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는데도 사망자 9명, 중경상 6명 등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이는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스프링클러 설치대상을 확대하고, 작동점검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김신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