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극저준위 방폐물만 저장

당초 건립 취지와 달라

정부가 1조5000억원을 들여 건립한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명품 쓰레기통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권칠승(더불어민주당·경기 화성시병) 의원은 11일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경주 중·저준위 방폐물처분장을 건립한 후 방사선량이 낮은 방폐물을 처분해놓고 그것을 관리한다고 매년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까지 중준위 방폐물은 단 한건도 처분된 사실이 없으며, 전량 저준위와 극저준위 방폐물만 저장하는 등 명품 쓰레기통으로 전락했다"면서 "처분된 방폐물 중에는 라돈침대보다 방사선량이 낮은 방폐물이 약 45%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수원은 최근 5년간 약 1800억원을 들여 저준위 방폐물만 한국원자력환경공단으로 인도해 왔다.

정부는 2007년 7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총 1조5436억원을 들여 경주에 동굴처분시설 형태로 중·저준위 방폐물처분장을 만들었다. 총 10만드럼을 처분할 수 있는 규모다.

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는 "기준 변경이 허가되면 현재 원자력발전소 별도구역에서 관리되고 있는 중준위 폐기물을 들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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