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견제와 균형' 선언 … 헬스케어·이민정책·부자경제 등 집중 공략

8년 만에 연방하원을 장악하게 된 민주당이 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통행과 정책에 강력한 제동을 걸 것임을 선언했다. 비록 처방약값 내리기와 사회기반시설 개선 등 초반에는 협력할 가능성이 있지만 헬스케어와 이민, 경제정책을 놓고 충돌하고 있는 민주당이 트럼프 재선 저지에 본격 나설 경우 격전이 예고된다.

2018 중간선거에서 미국민들의 선택은 어느 한쪽으로 일방통행하기를 멈추고 권력분점을 통해 견제와 균형을 복원하라는 명령인 내린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이 상원다수당을 유지하며 의석수를 최소 2석을 늘린 반면 민주당은 하원에서 26석 이상을 빼앗아 8년 만에 하원을 장악했다

상원에선 공화당이 플로리다, 미주리, 인디애나에서 민주당 현역의원을 물리친 반면 네바다에서는 자리를 내주면서 최소 2석을 늘려 51대 49에서 새해에는 53대 47로 상원파워를 다소 확대했다.

하원에선 민주당이 최소 26석을 빼앗아 과반인 218석을 넘기는 222석을 확보하면서 다수당을 탈환했으며 최종 결과로는 민주 230대 공화 205석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상하원 다수당을 나눠 갖는 권력 분점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앞으로 2년간 민주당 하원에 발목을 잡혀 자칫하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할 수 있는 치명타를 맞게 됐다.

특히 하원의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대표는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헌법상 견제와 균형을 복원하라는 것"이라며 강한 제동을 걸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원을 장악하는 민주당은 트럼프 공화당의 오바마케어 폐지 시도를 봉쇄하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약화시킨 조치들을 되돌리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고된다.

부유층과 대기업 위주의 감세정책을 바로 잡으려 시도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에 대해선 입법으로 강한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새 의회 초반에는 민주당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을 향해 처방약값 내리기와 사회기반시설 개선 등을 협력추진하자고 제안해 초당적으로 성사시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 하원이 헬스케어와 이민정책, 트럼프 경제에 손대려는 순간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이 맞대응할 게 분명해 극심한 당파대립으로 비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민주당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는 게 지상과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의 정책에는 거의 모두 브레이크를 걸어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대통령으로 만들려 시도할 것이므로 격전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당파 대립이 격화되면 민주당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문제 등을 파헤치는 의회조사에 착수할 수 있으며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결과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고려할 수도 있어 워싱턴 정치권이 폭풍우 격랑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