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 2200세대 단지 착공

서울 구로구 고척동 옛 영등포교도소 부지가 화려한 변신을 시작한다. 구로구는 23일 고척동 100번지 일대 영등포교도소 부지 개발을 위한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공사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조감도 참조>

영등포교도소는 1949년 지어져 2011년 5월 서울남부교정시설로 이름이 바뀌고 그해 10월 천왕동으로 이전하기까지 62년간 서울시내에 존재하는 유일한 교정시설이었다. 김근태 전 민주당 고문과 긴급조치 1호 위반 사건 피고인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 조작사실을 알린 이부영 전 국회의원, 유시민 작가, 김지하 시인 등 많은 재야 운동가와 지식인들이 거쳐가면서 민주화의 상징적 장소로 인식되기도 했다.

구로구는 도시가 확장되면서 교도소가 지역개발 걸림돌이 된다는 주민들 요구를 받아들여 이전을 추진해왔다. 대체 부지를 마련하고 관련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2007년 법무부와 합의각서를 맺고 천왕동에 교정시설을 새로 짓는 대신 고척동 토지소유권을 받기로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도 협약을 맺고 천왕동 교정시설을 공사가 짓는 대신 고척동 부지를 개발해 비용을 충당하기로 했다.

협약이 끝은 아니었다. 고도제한이 또다른 걸림돌이 됐다. 구로구는 수도방위사령부와 지속적으로 대화, 2016년 1월 45층 높이 150m까지 개발할 수 있도록 고도제한 완화를 이끌어냈다. 이후에도 부동산 경기 악화로 토지주택공사가 민간 분양아파트를 추진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16년 국토교통부가 토지 임대 방식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지로 선정했다.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와 환경영향 교육환경영향 등 각종 과정을 거쳐 7년만에 착공하게 됐다.

2022년 6월 공사가 마무리되면 일대 10만5087㎡ 부지에 25∼45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6개 동과 23∼35층 아파트 5개 동이 들어선다. 2200여 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단지다. 상점가와 함께 7191㎡에 달하는 공원도 만들어진다. 구는 건강생활지원센터 도서관 보육시설 시설관리공단 등이 사용할 복합행정타운과 함께 세무서도 신축할 예정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개발이 완료되면 단절됐던 도시기능이 회복되고 고척동이 구로지역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오랫동안 소망해왔던 사업을 진척시키기 위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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