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발언 미묘한 파장 … 한미 워킹그룹 출범일에 공개 경고장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비핵화가 남북관계 확대보다 뒤쳐져서는 안된다고 공개 발언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미워킹그룹 출범일에 나온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은 남북관계 속도내기에 강한 견제구를 던지고 한국정부에게 한미간 소통단절과 틈새를 공개 경고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진전과 비핵화 노력을 조율하는 문제와 관련해 미국 측이 한국 정부에 바라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미국은 한국에게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남북한 관계를 강화하는 것에 비해 뒤쳐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미워킹그룹을 출범시켜 첫 협의회가 열렸음을 공개하고 "이것은 우리가 서로 다른 소리를 내지 않고, 우리나 한국이나 서로 다른 쪽이 알지 못하거나 의견 표명 또는 생각을 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끄는 워킹그룹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 비핵화가 남북관계 증진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한국측에 분명히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그것들이 나란히(as tandem), 함께 나아가는 것으로 여긴다. 우리는 그것들이 중요한 병행(parallel) 과정이라고 간주한다"면서 "워킹그룹은 그런 방식으로 계속되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에 대해선 한국과 미국이 완전한 합의가 있다"고 강조했으나 AP통신 등 미 언론들은 한국정부에게 공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AP통신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과 '(소통의)단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한미간 틈새까지 벌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경고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제재압박을 풀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 GP 전방초소를 서로 파괴하는 등 군사적 긴장완화조치에 속도를 내고 남북경협까지 재가동하려 시도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인도적 교류와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방적인 대북제재완화 나 남북경제협력 추구에는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것으로 미 언론들은 해석하고 있다.

미 관리들은 북한의 시도로 70년된 한미동맹간 틈새가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 했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이날 워킹그룹 1차 회의에서 한미는 한반도 및 역내 평화·안보의 핵심축으로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남북협력 등 북핵 및 북한 관련 현안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한미가 긴밀한 한미 공조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워킹그룹 회의를 정례화 및 체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한미 워킹그룹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있어 긴밀한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회의 참가자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지속적인 평화,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과 남북 협력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한미동맹을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보의 핵심으로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