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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민통선 북방지역' 보존과 개발

등록 : 2018-11-29 08:21:15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최근 한반도에 긴장이 완화되면서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이 아마 민통선 북방지역(민북지역)과 비무장지대(DMZ) 일원일 것이다. 이곳은 그동안 군사 목적으로 출입이 통제됐던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미개척지이다. 그런데 최근 남북 관계 개선으로 통제의 족쇄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엄청난 부가가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수요가 증가하면서 주변지역 토지가격도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과는 달리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비무장지대라고 불리는 남북 양측의 철책선 안쪽은 반세기 이상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독특한 생태계를 유지·발전시켜 왔다. 이곳의 생태적 자산은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야 하며,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가치이기도 하다.

개발주체 다른 목적으로 추진 땐 혼란

남북관계 훈풍을 타고 정부부처나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 등에서는 민통선 북방지역에 대한 프로젝트를 나름대로 구상하고 있을 것이다. 아직 수면위로 올라오지 않고 공식화하지는 않았더라도, 도로와 철도를 어떻게 연결하고 산업단지를 어떻게 구획하며 어떻게 환경을 보존하고 관광자원화 할 것인가 등에 대한 원대한 생각을 하나씩 그려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 생각들이 하나로 합쳐지고 있는가 하는 데는 의문이다. 각각의 개발주체가 제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추진하는 개발은 사회 혼란과 자연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민통선 북방지역은 이런 방식으로 개발해 나가서는 안 되며 여러 제안과 계획들이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체계적이고 상호보완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 못지않게 생물다양성 등 보존해야할 가치도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 간 압축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엄청난 경제적 성과를 이루어 냈다. 그러면서 늘 함께 거론되었던 말이 '난개발'이다. 민통선 북방지역은 난개발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되는 곳이다. 무리하게 개발을 밀어붙이기보다 지켜야 할 곳은 지키고 개발할 곳은 꼭 필요한 만큼만 개발해야 한다.

이러한 오류를 막기 위해서는 범정부적 차원의 협의체 구성과 개발과 보존에 관한 전략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민통선 북방지역은 통일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산림청, 문화재청 등 다양한 정부부처와 강원도와 경기 북부지역 지자체가 관련되어 있다. 각 부처와 지자체는 지속적인 정보 교환과 논의를 통해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 및 보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민북지역에서 남북 연결 철도와 도로를 건설할 때 국토부의 입장에서는 남북 중심도시를 가장 쉬우면서도 빠르게 이을 수 있는 곳 즉, 시간과 비용 등 효율성을 고려해 오고 갈 수 있는 곳을 선정할 것이다.

생태적 측면에서 볼 때 다소 돌아가더라도 보존해야 할 곳이 있을 수 있다. 심도 있게 살펴야 한다면, 비용은 더 들어가더라도 도로나 철도를 지하화 하는 것까지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 남측과 북측 비무장지대는 기껏해야 4km 남짓이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터널·지하철 등의 공사를 생각해 보면 충분히 고려해 볼 사항이다.

민북지역 체계적 조사 뒤 대책 수립해야

이를 위해서는 우선 민북지역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산림청은 산림자원과 식생분포 현황, 산림의 소유관계, 지적, 훼손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산림에 대한 조사뿐만 아니라 우리가 개발하고 생태자원을 보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포괄적으로 수집·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협의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깃들고 있다. 평화와 번영의 결실을 맺기 위해 지금부터 미리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한반도의 미래를 이끌기 위해서는 상황과 여건에 맞는 정확한 이해와 합리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이고 통합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민통선 북방지역에 대한 정부의 종합적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한 이유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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