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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기고]

PLS제도 정착위해 농업계 목소리 경청을

등록 : 2018-11-30 09:55:14

박상도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최근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ositive List System, 이하 PLS제도) 전면적 시행을 한 달여 앞두고 농업계 반발이 거세다. PLS제도란 국내외 합법적으로 사용된 농약에 한해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하고 국내사용이 허가되지 않은 농약에 대해서는 불검출 수준인 0.01ppm을 일괄 적용하는 제도다. 기준을 초과했을 경우, 농산물 출하 연기, 유통 차단, 폐기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게 된다.

현재까지는 견과류와 열대과일류만을 대상으로 적용되고 있었는데 2019년 1월 1일부터는 모든 농산물로 그 범위가 확대된다. 즉 PLS제도가 전면 시행되면 안전성 검사 기준이 강화되어 모든 농산물에는 작목에 허용된 농약만 사용할 수 있다.

기준을 초과했을 경우 농산물 출하 연기, 유통 차단 등 조치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농촌진흥청의 PLS적용 예를 보면 먼저 고추와 취나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고추에만 등록된 뷰프로페진(Buprofezin, 살충제) 농약을 취나물에 사용했을 경우, 만약 0.03ppm이 검출되면 현재는 뷰프로페진 농약의 최저기준인 0.05ppm 이내이므로 '적합'판정을 받지만 PLS가 시행되는 내년 1월부터는 취나물에 등록되지 않은 농약이 0.01ppm 이상 검출되었으므로 '부적합'으로 판정된다.

부적합 농산물은 앞서 언급한 폐기 출하금지 외에 해당작물 재배 농업인에게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따라서 그동안 사용하던 약제를 전면 변경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각 지자체 및 농업인들은 PLS에 대처하는 준비와 고심이 한층 깊어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

농약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여전히 높은 이 시기에, 잔류기준이 대폭 강화된 PLS제도 시행은 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농산물 내 '잔류농약'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생각에는 이견이 없다. 단지 제도 시행에 앞서서 농업인 및 농업계 단체와의 충분한 소통을 통하여 시행에 따른 문제점 보완책에 대해 상호 의견을 개진하고 농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그렇다면 농업계는 왜 반대할까. 그 이유는 첫째, 한 농지에서 여러 작물을 재배하는 국내 농업 작부체계상 약제 혼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고추를 심는 밭고랑에 팥을 심고, 마늘을 캐고 깨를 심는 상황에서 고추와 팥의 약을 따로따로 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며, 만약 마늘 토양소독제가 남아 깨에서 발견되면 땀 흘려 지은 농산물을 전량 폐기처분해야 한다.

둘째, 소면적 재배작물은 등록 농약이 없거나 적기 때문이다. 브로콜리 총채벌레 약은 등록 자체가 안돼 있고, 특히 가을에 파종하는 월동작물은 상황이 심각하다. 무·당근 등의 월동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은 등록 약제 부족을 호소하고 있으며, 현재 당근용 토양살충제로 등록된 약제가 1종에 불과한 게 대표적이다.

셋째, 인삼처럼 다년간 재배하는 농산물에 대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PLS 시행 전에 사용한 농약이 나중에 유통과정에서 검출될 수 있어서다. 또 비의도적인 농약의 검출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으면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농가도 피해를 볼 수 있다. 수십년간 축적된 농약 잔류물질이 검출될 수 있고, 최근 일반화되고 있는 항공방제 및 드론 방제가 늘고 있지만, 농약이 날아가 흩어지는 거리 등에 대한 정확한 수치가 없어 인근 농지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현장과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PLS 시행의 당사자는 농업인인데, 정작 농업인과의 소통이나 교육 홍보가 매우 미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밀어붙이기식 아닌 유기적인 협조체계 이뤄나가야

지난해 이른바, '살충제 계란'사태로 전 국민의 농약 공포를 농가에서도 체감한 만큼 이제는 바뀌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왔다. 따라서 정부, 지차체는 농업계의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농업인 및 농업계와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세계적인 농업의 트랜드 변화와 안전한 농산물 섭취 등을 위해 정책이 보완, 수정될 필요성이 있다. PLS제도가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더 이상의 밀어붙이기 식이 아닌 상호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이루어 나아가야 한다.

박상도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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