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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25년 걸리는' 기업 감리주기 줄인다

금감원, 재무제표 심사 시행 … 단순 과실은 수정권고, 고의 분식에 역량집중

'경고·주의 제재', '고의성 기준' 금감원장이 결정 … 회계법인과 첫 간담회

등록 : 2018-12-06 11:35:12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을 계기로 탄생한 회계개혁법(신 외부감사법)이 올해 11월부터 시행되면서 금융감독원의 기업 감리주기도 빨라질 전망이다. 금감원이 모든 상장회사를 감리하는 데 25년이 걸린다는 감리주기에 대해 그동안 개선의 목소리가 컸다.

금감원은 심사감리제도를 폐지하고 제무제표 심사제도를 도입, 경미한 회계기준 위반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재무제표 수정 권고를 통해 바로잡고 고의적 분식회계 사건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경고·주의 등 경미한 제재에 대해 금감원장이 조치 여부를 결정한다. 그동안은 증권선물위원회 자문기구인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했다.


6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회계법인 대표들과 만나 ' 회계법인의 책임과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원장은 대형·중견·중소회계법인 8곳의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계법인의 업무는 전문성과 신뢰성을 근간으로 하며 특히 금융자산이나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 결과는 자본시장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자본시장에서의 회계법인의 역할에 책임감을 갖고 정당한 주의의무를 다 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제시한 자료만을 이용하거나 비현실적인 가정을 토대로 한 평가 등으로 평가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해 회계법인들의 기업가치평가 논란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윤 원장은 "회계감사는 회계법인의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업무이며 회계법인은 투자자 보호라는 공적 특성을 갖고 있는 점을 고려해 회계감사 부서가 본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직과 인사·평가제도 운영에 각별히 신경 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환경 개선을 위해 주기적 감사인지정제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독립적 감사업무 수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기업의 외부감사인(회계법인 등)을 정해주는 감사인지정제는 금융위원회가 업무의 대부분을 금감원에 위탁했다.

특히 개정 외부감사법 시행에 맞춰 전면 개정된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은 금감원장에게 회계처리 위반과 관련한 △위반동기 △위법행위의 중요도 △가중·경감 등 조치 기준을 정하도록 했다. 위반동기는 고의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사안이다. 삼성바이오 사건도 회계기준 위반의 고의성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다.

규정에서 정의한 고의적인 위법행위는 '위법사실 또는 그 가능성을 인식하고 법령 등을 위반한 행위'를 말하며 회사와 임직원, 감사인과 공인회계사를 처벌 대상으로 두고 있다.

회사의 경우 회계정보를 의도적으로 은폐·조작하는 경우 등이며, 감사인은 회사의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묵인하거나 회사와 공모한 경우 등이다. 고의적인 위법이 아니면 과실에 따른 위법으로 판단한다.

윤 원장과 회계법인 대표들의 만남은 통상적인 자리지만 삼성바이오 사건과 함께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회계법인들의 책임이 커졌고 금감원 감리의 역할이 강조되는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기업 감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감리절차를 개편했다. 이번에 도입된 재무제표 심사는 공시자료 등을 중심으로 회사의 재무제표 오류가 있는지를 심사해 단순 착오와 과실 등 수정이 필요한 경우 이를 권고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고의와 중과실 등 중대한 위반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감리가 진행된다. 금감원은 심사조직과 감리조직을 분리해 효율적으로 집중감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심사감리제도는 폐지됐다. 심사감리는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특이사항을 확인하고 회사의 소명이 안되면 정밀감리로 넘어가는 제도다. 재무제표의 왜곡을 신속하게 정정하기 보다는 사후 적발·제재에 무게를 뒀다. 심사감리를 맡은 부서가 혐의를 발견하면 정밀감리를 진행하는 구조다. 금감원 관계자는 "심사와 제재 과정을 개선하면 효율성이 높아져 감리주기를 감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고의적 분식에 대해서는 업무역량을 적극적으로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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