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팔아 번돈 매년 기부

"지난해보다 경기는 더 어려워졌지만 매년 하던 기부액을 줄일 순 없지요. 생선장수가 할 수 있는 사회복지는 싱싱한 생선을 나눠 먹는 일입니다. 가진 생선이나마 나눠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낄 뿐입니다"

고중근 회장은 나눔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 최세호 기자

대구신화수산 고중근 회장(사진)은 무일푼으로 장사를 시작해 연 매출 500억원을 넘보는 신화적인 기업인이다. 맨손으로 수산업에 뛰어든 장사꾼에서 기업 대표가 됐지만 불우한 가정환경에 놓인 꿈이 있는 아동이나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이웃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고 회장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맨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직업을 두루 거쳤다. 고 회장이 소액의 자본을 들여 장사를 시작한 것은 20대 후반이었던 1980년대 중반이었다.

횟집과 수산물 도매인 등을 하면서 바다와 인연을 맺었다. 대전에서 횟집을 경영하면서 수산업 경영에 눈을 뜬 고 회장은 지난 2007년 12월 내륙도시인 대구에 도매법인을 설립했다. 학연도, 지연도 없는 낯선 곳인데다 기존의 도매법인의 기득권도 강했다. 급기야 본격 영업 첫해인 2008년에는 유가가 폭등해 위기를 맞았다. 적자폭이 늘어가는 와중에 직원들간의 갈등도 심각해졌다. 고 회장은 월급과 법인카드까지 반납했지만 회사경영은 호전되지 않았다.

회사경영이 위기에 몰리자 직원들이 나섰다. 폐업만은 막아달라는 직원들의 요구에 고 회장은 회사경영을 직원들에게 전적으로 믿고 맡겼다. 직원들의 화답은 화합과 흑자로 돌아왔다.

경영이 정상화되wk 고 회장은 사회봉사에 눈을 돌렸다. 그는 2010년 2월 '생선장사로부터 신화수산 회장이 되기까지'라는 부제로 '내 인생을 경영하다'라는 인생경영기를 책으로 냈다. 그는 이 책에서 "열심히 살아온 지난 날을 점검하면서 남은 인생을 올바르게 설계하고 힘든 일을 회피하는 젊은이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기 위해 책을 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때부터 바다로부터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일념으로 주변에 소외된 이웃들을 위하여 수산물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나눔은 동행이다'라는 고중근 회장의 봉사철학을 바탕으로 대구신화수산은 지난 2011년 자반고등어 1000상자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꽁치, 멸치 등 생선 1만1000상자를 불우한 이웃에게 내놓았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억5000만원을 넘는 양이다. 올해말에는 건멸치 6000여만원어치를 직접 구매해 3300상자를 불우이웃에게 기부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경기는 어렵지만 300상자를 더 늘렸다.

또 매년 지역 어르신을 초청, 경로잔치를 개최하고 있다. 고 회장은 꿈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보탬을 주기위해 아동·청소년 후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는 전국 수산부류 시장도매인 중 최초로 지역 내 중·고등학생에게 1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고 회장은 개인적으로도 20년간 청소년들에게도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5년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해 나눔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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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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